확실한 죽음 (2)

사색, 한 가지 색

by 민우

결과를 알아내고 이유를 찾는다. 이유에 수긍하며 새로운 결과를 도출해낸다. 행동엔 매우 보잘것없는 동기로 시작됐으며, 그 이유가 행동을 정당화할만한 이유가 되지는 못한다. 그럼에도 모든 사람들은 이유를 긍지로 내몰며 결국에는 겉보기에 아름다운 결과를 완성시킨다. 옳고 그름을 따지기엔 세상은 너무 빠르다. 옳고 그름에 대해 깊게 생각하는 순간 자기 자신은 심연으로 빠져들어간다. 우연에서 태어난 강자가 아닌 이상, 눈치가 없는 친구는 암흑을 마주치고 적응하기 시작한다. 그림자의 인력이 너무 강하다.

지금 나는 내가 하는 행동의 이유를 잘 모르겠다. 모든 동기는 행동에서 나오고, 앞으로 모든 이유는 결과에서 나온다. 원인이 선행된 경우는 세상에서 한 번밖에 없을 것이다. 한 번마저 없을 수도 있고 말이다. 그래서 나는 행동하고 결과를 얻어낸다. 알아내기 위해선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알아내야할 사정도 없어서 그리 열심히 이루어내지는 못한다. 쳇바퀴라고 생각되는 순간 발걸음을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겠다. 내겐 낭비할 수 있을만큼 많은 힘을 타고 나지 못해서, 시도하다가 원하지 않는 색깔로 그림이 칠해지기 시작하면 남은 힘으로 또 다시 연명을 시작한다. 가끔은 나 자신을 절대로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무가치한 걱정은 자신을 낮추게 만들었다. 나는 해독해내기 힘든 저주에 걸렸다.

가끔은 이상한 오만함에 빠지기도 한다. 재능이 출중해서 적응하기 위해 내 자신을 갉아먹는다. 그럼에도 분출되지 않는 응어리를 규칙에 맞춰 풀어넘긴다. 여기서도 잣대는 발동하고, 이상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칼날은 내 자신을 파고 들고 있다면서 스위치를 내려버린다. 그리고 이후엔 항상 생각이 양립한다. 결국엔 규칙도 어그러진 채 이해할 수 없게 만들어버린다. 혼란은 현재를 파악하고, 혼돈을 눈치채며 이런 내 자신에 또 다시 절망한다. 자신을 잃지 않고, 규칙을 어겨가면서 세상에 존재하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이성은 자신을 잃어버리길 권유하지만, 아직까지 감성의 전적이 더 좋다. 대중에게 인정받지 못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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