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처럼, 때론 조보아처럼...
예비창업자부터 함께해왔던 대표님이 계신다.
약속을 하지 않아도, 특별한 일정이 없이도 가끔 방문하곤 한다.
나는 방문의 대부분 시간을 점검하고 관리한다는 명목 하에 대표님의 근황을 묻는다.
저번에 세운 실행계획은 잘 진행하고 계신지요? 그것이 현실성에 부합되던가요?
아침 출근은 몇 시에 하셨어요? 요즘은 어느 곳을 타겟으로 영업을 하고 계신가요?
블로그에 글은 일주일에 몇 개씩 올리나요?
하지만 이런 물음은 미 실행으로 인한 혼냄과 다시금 마음을 다잡게 하는 일장 연설로 진행되곤 한다.
그저 이렇게 하는 것이 멘토, 컨설턴트로서 해야 할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어느 날이었다.
주변에서 좋지 않은 소리가 들려, 지나가던 길에 그 대표님을 뵈러 간적이 있었다.
풍문이 사실이라면 나 또한 화가날수 밖에 없는 일이였기에, 그날따라 그저 대표님의 이야기만 듣고 있었다.
대표님은 여느때와 같이 묻지도 않았는데 자신의 근황을 이야기했다.
지원 사업 사업계획서 거의 다 썼다. 영업을 위해 서울에 있는 업체와 미팅을 진행 중이다. 등등
한참을 이야기를 듣다보니 괜히 무엇인가 증명하려고 하고 애쓰는 모습이 그저 안쓰러워보였다.
“요즘 힘드시죠? 이런저런 이야기도 많던데...”
갑자기 흐르는 눈물을 닦는 대표는 누군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아 많이 속상했다고 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 42회를 보면서 홍탁집 아들의 변화를 보았다.
그동안 진행되었던 미션마다 허세를 보이고 그저 결과만 잘 하고 있다고 증명을 위해 애쓰던 모습, 하지만 홍탁집 아들의 이미지 속에서 진심이라고 할까? 그 동안 보이지 않았던 홍탁집 아들의 모습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어디서부터였을까?
마인드를 바꾸기 위한 백종원대표의 질책?
문제점에 대해 파고들어 꼼짝 못하게 하는 냉철함?
아니면 어머니의 눈물?
하지만 내가 보기엔 홍탁집 아들은 전혀 뜻하지 않았던 곳에서부터 변화가 보이기 시작했다.
혼자서 닭도리탕 3개를 만들던 미션.
주방에 집중하게 하기 위해 특별히 조보아가 홀에서 서빙을 한 그날이었다.
여느 때와 다르게 홍탁집 아들은 조보아의 물음 속에서 자신의 속내를 조금씩 내어 보이기 시작했다.
조보아의 격려와 경청은 어쩌면 굳게 닫혀있었던 마음을 여는데 햇볕 같은 존재였을지도 모른다.
물론 백종원의 미션과 호된 질책이 무용지물이었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날 홍탁집 아들의 마음을 여는 데는 누구보다도 조보아의 역할이 컸다.
멘토는 백종원 다워야 한다.
무엇인가 도와주고 함께하기 위해서 자신의 일처럼 전적으로 다가서서 진행해야 한다.
때론 화도내고 냉정하게 현실을 깨우쳐주는 것, 이것이 멘토의 일이다.
멘토는 조보아 다워야 한다.
그저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같은 공간에서 함께 고민해주는 것만으로도 감동을 줄 수 있게 진행해야 한다.
따뜻한 말 한마디, 때론 눈빛 하나만으로도 상대방을 감동 하게하는 것, 이것도 멘토의 일이다.
나는 두 가지를 다가진 멘토인가?
아님 그 어떤 것도 가지지 못한 멘토인가?
마음을 열자.
그것이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