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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전시장에서

by 열인

기억은

우주가 존재하는 이유를

모른다


기억나지 않는 것을

기억하고 싶은 오늘.


기억해야 할 것은

잊혀지고

잊어도 될 것만

끝내 남는다


지워진 글자의 흔적처럼

사라진 목소리의 여운처럼

흩어지는 빛에 붙들린

오랜 그리움의 여윈 그림자


가고 싶다ㅡ

기억이 머물지 않는 곳

가고 싶다는 마음마저

없는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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