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의 글쓰기
백지는 조건 없는 사랑의 장이에요. 백지는 판단하지 않아요. 아무 말도 덧붙이지 않고 묵묵히 들어주며 당신의 곁을 지켜줄 거예요.
"무슨 말을 해도 다 들어줄게."
치유의 글쓰기는 사랑의 글쓰기예요. 성장 과정에서 세상으로부터 받지 못한 사랑을 백지를 통해 배우는 글쓰기예요.
자신을 사랑하라니, 배운 적도 없는 사랑을 자신에게 행하려니 막막하고 어렵게만 느껴지셨죠.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 온전하다고들 말하는데 도저히 납득이 안되셨을 거예요.
치유의 글쓰기의 방식은 너무 간단해요.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가 되어 가장 연약하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 놓으면 돼요. 여기에는 정답은 없고 진심만이 있어요.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 괜찮다는 걸 온몸으로 알게 될 거예요.
어떠한 죄도, 잘못도, 문제도 있을 수 없어요. 세상의 기준에서 납득될 수 없는 모든 마음들, 부모님에 대한 욕을 해도 돼요. 이상 성욕을 늘어 놓아도 돼요. 부끄러운 과거를 털어 놓아도 되고, 사랑해달라며 미친듯이 어리광을 부려도 돼요. 심지어는 자신에 대한 긴 혐오를 늘어 놓아도 돼요.
백지는 어떤 기준으로도 당신을 재단하지 않아요. 글을 쓰는 동안 당신은 옳고 그름, 선과 악, 아름다움과 추함, 우월과 열등의 모든 이분법적 사고의 위로 솟아 오르게 될 거예요. 자신을 보다 깊은 수준에서 이해하게 될 거예요.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이 얼마나 아름답고 충분히 괜찮은 사람인지 알게 될 거예요. 어떤 조언과 위로도 외부에서 구할 필요가 없다는 걸 알게 될 거예요.
그러고 나서는 마지막으로, 백지는 사실 당신 자신이었다는 걸 알게 될 거예요. 당신의 본성은 사랑이에요.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순간에 사랑이었어요. 그건 잊을 수는 있어도 잃을 수는 없는 진실이에요.
논리적 사고로부터 비롯된 추론이나 분석, 판단은 필요 없어요. 이러한 것들은 진심을 틀어 막게 만들고 결국 오해를 불러 일으켜요.
생각해 봐요. 당신이 진심을 말할 때마다 누군가 딴지를 걸거나 이렇다 저렇다 이름을 붙인다면 당신은 결국 스스로 입을 틀어막고 말 거예요. 당신은 아직 자기 자신에 대해 모르는 게 아주 많아요. 칼을 내려 놓으세요. 판단하기에 이르지 않은 순간은 단 한 순간도 없어요.
판단을 유보하고 진심 속에 머무는 건 이해와 연민, 자비가 들어설 공간을 마련하는 일과 같아요. 사랑은 무엇도 배척하지 않아요. 사랑에 매달린 조건은 모두 거짓말이에요. 우리는 진짜 사랑을 배우게 될 거예요. 방법은 간단해요. 그저 백지의 품에 안겨 어리광을 부리는 아이가 되면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