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치유 에세이
어떤 고통과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살아 움직이게 만드는 동력은 ‘하고 싶다’ 라는 내면의 진정한 갈망이다.
그러나 강압성 속에서는 자발성이 드러나지 않는다. ‘하고 싶다’ 는 ‘해야 한다’ 속에 파묻히기 마련이다. 우리는 진실로 원하지도 않는 일을 자신이 하지 않는다며 스스로를 게으르다 폄하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 게으른 게 아니라, 원하지 않는 것이다. 혹은 너무 지쳐있는 걸 수도 있다. 그럴 땐 지금 가장 하고 싶은 일이 휴식인 걸 수도 있다.
강압성이 해체될 때 자발성이 드러난다. 자신에게 걸어둔 모든 ’해야 한다‘ 를 간파하고 ’하고 싶다‘ 라는 내적 동기를 되살릴 때 우리는 다시 진정으로 살아 움직이게 된다. 외적 동기로 인한 행동에는 결국 한계가 있다. 바람이 불지 않으면 바람개비는 춤을 추지 않는다. 그런 바람개비를 살아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삶과 죽음을 결정짓는 건 자발성의 유무다.
어쩌면 우리는 ’하고 싶다‘ 라는 내면의 진실한 요구가 불러올 도전이 두려워 ’해야 한다‘ 속으로 달아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시간과 돈, 지식, 특정한 조건이 준비되어야만 한다는 핑계를 대며 가슴 뛰는 일을 미루고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기다려야 할 건 없다. 새는 새장 속에서도 노래한다. 지금 여기에서 노래하고, 춤을 추고, 시를 쓰고, 자신을 살아있게 만드는 일을 시작할 때 다시 전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게 될 것이다. 더는 내면의 목소리를 침묵시킬 수 없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