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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ejebell Jul 11. 2023

호감은 전염된다.

세상에 대한,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마음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성장배경에 따라 자신만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시각을 지니고 세상을 살아나간다. 자신이 바라보는 세상은 어떤 모습인가? 언젠가 세상에 불만을 품은 내게 지인이 건네준 메모에 적힌 '세상은 네게 빚진 게 없다.'라는 아우렐리우스의 명언을 몇 년 동안 수첩에 지니고 다녔다. 정작 그 메모를 받았을 때는 아무것도 깨닫는 것이 없었다. 세상을 바라보는 내 시각은 고정되어 있었고 어떤 변화도 일어날 것 같지 않았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수첩을 정리하다 지인이 준 메모를 발견하고 천천히 읽어보았다. 작은 파문이 가슴에 일었다. 깨달음이라고 말할 정도의 거창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세상을 미워하는 내 마음에서 은 변화가 일어났다.


내가 누군가를 미워한다면 당연히 상대방도 나에 대한 호감을 가지긴 어려울 것이다. 호감은커녕 같이 미워하고 있을 가능성이 더 높다. 마찬가지로 세상을 미워하는 내 마음이 세상에게 전해져 내가 미워한 만큼 나를 미워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사실 세상은 나 따위가 미워하든지 말든지 상관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더 크지만. 나는 상대방을 미워하면서 상대방은 나에 대한 호감을 가지길 바라는 어리석은 마음을 내내 가지고 있었음을 그때 깨달았던 것이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에게 호감을 얻기 위해 안간힘을 쓰거나 미움받지 않기 위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는 사람이 될 필요는 없다. 그리고 그래서도 안된다. 그것은 불필요한 일이라기보다는 자신의 지존감에 관한 일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대부분이 타인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어떤 기준 이상 그 욕구가 넘어가게 되면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보다는 다른 사람에게 잘 보이고 싶어 하는 마음에 사로잡히게 된다. 그렇게 되면 잠시 다른 사람의 인정은 받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결국 자신을 잃어버리게 되고 스스로 자신에 대한 호감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스스로 자신을 존중하는 마음을 지닌 사람은 다른 사람 역시 자신을 존중할 수 있도록 은연중에 그 기준을 계속해서 알 수 있도록 반응을 보여준다. 상대방은 그 사람의 반응에 따라 피드백받고 마침내 두 사람 사이의 선, 기준이 암묵적 합의에 의해 정해지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서로에 대한 존중이 된다. 사람이 그런 식으로 서로 간의 존중하고 존중받는 경험이 늘어갈수록 자기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지킬 수 있고 스스로에게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게 된다.


호감도 비슷하다. 자기 자신에게 긍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들에게 더 잘 호감을 보일 수 있고 그런 행동을 통해 호감을 되돌려 받을 가능성이 높다. 누군가에게 베푼 작은 친절, 귀 기울여 들었던 사소한 요청, 화가 난 순간 보였던 당신의 인내심, 다른 사람의 실수에 보였던 관대함 등은 자신의 호감을 높일 수 있는,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게 만드행동들인 것이다.


사람들은 어떤 커다란 것에 감동을 받아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그런 작은 것들이 쌓여서 그것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다. 대부분의 중요한 일을 결정하는 데 있어 사람들은 이성적인 판단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람은 의외로 사소하고 작은 감성적인 것에 움직인다.  


이렇듯 호감은 상호작용에 가깝다. 그러니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먼저 마음의 문을 여는 것이 될 것이다. 먼저 호감을 표시하는 사람을 싫어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가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싫은 티를 팍팍 내는 사람이 있는데 그런 사람은 그 사람 원대로 해주면 된다. 그러나 보통은 자신을 좋아해 주는 사람을 싫어하지 않는다. 호감은 전염된다. 좋아하는 마음은 좋아하는 마음에 끌리게 되는 법이다.


불공평하고 부당한 이 세상 너무 미워만 하지 말고 조금은 좋아해 보도록 노력해 본다면 어떨까? 혹시라도 자신의 호감이 연결되어 이 세상 역시 나를 좋아해 줄 사람들을 잔뜩 보내줄지도 모른다. 역시 인생은 싫어하는 사람들 속에서 외롭게 고립되어 사는 것보다는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잔뜩 있는 세상에 사는 것이 훨씬 낫다는 것을 우린 이미 알고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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