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zejebell Apr 13. 2022

슬픔과 외로움

우울증일까요?

1)

누구나 인생을 살면서 자주 경험하는 감정 중 하나이다. 슬픔이 없는 삶을 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것은 기쁨도, 사랑도 마찬가지이다. 슬픔과 기쁨은 상대적인 감정이지만 서로 같이 영향을 주고받는다. 슬픔을 느긴다는 것은 기쁨이 없다는 것이다. 기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슬픔이란 감정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슬픔은 우리에게 그 반대편에 있는 감정을 알게 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지만 슬픔에 젖어 있는 사람은 그 슬픔에서 빠져나오길 원한다.


슬픔은 우울의 가장 본질적인 부분 중 하나이다. 그러나 슬프다고 누구나 우울증에 걸리진 않는다. (어쩌면 뇌전문의들은 우울이 감정적 외상 때문에 생기는 뇌의 문제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의 대다수는 슬픔이란 감정에 잠겨있다. (본인이 인식하고 있든, 인식하지 못하고 있든) 우울증은 대개 슬픔에서 생겨나는 슬픔의 돌연변이 같은 존재이다. 우울증의 원형은 슬픔 속에서 존재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슬픔은 보통 어떤 상실을 통해 우리에게 올 수도 있다. 그것은 사람일 수도 있고, 감정일 수도 있고, 물질일 수도 있고,  시간에 대한 것일 수도 있다. 그렇기에 상실을 통한 슬픔에 대해 미리 대비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설혹 대비할 수 있다고 해서 그 상실에 대한 슬픔이 없어지는 것도 아닐 것이다.


슬픔의 무게는 그것을 견디는 사람마다 다르게 느낀다. 어떤 사람은 충분히, 그리고 온전히 슬픔의 무게와 시간을 견디어 낼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해 슬픔의 무게이 짓눌려 버리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런 사람에게 이 슬픔은 고통과 좌절로 다가와 더 이상 스스로의 힘으로는 이겨낼 수 없는 그 무언가가 되어버린 것이다.  인생의 도처에는 엄청난 아픔을 주는 상처들이 존재하지만 대부분의 상처들은 살면서 저절로 극복되러나 아니면 세월 속에 묻어 두고 살게 되거나 시간이 지나 자연스럽게 사라져 버리게 된다. 그러나 슬픔이 삶에 뿌리내리게 그냥 내버려두면 삶은 슬픔의 뿌리에 삼켜져 버려 그 자리에 멈춰진 채 처음의 이유 따윈 잊혀 버리고 슬픔만이 삶을 무성하게 만들어 버리게 된다.


이런 슬픔이 계속 무성해지다 더 이상 니 삶에서 얻을 것이 없어져 버리면 다른 모습으로 옮겨가기도 한다. 외로움, 무기력, 분노, 불안. 모두 슬픔의 다른 얼굴이다. 


슬픔 그 자체를 없앨 수는 없다. 불가능할뿐더러 앞서 이야기했듯이 슬픔이 존재해야 그 반대의 다른 감정들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슬픔을 버리고 바로 행복해 지기를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우울로 이끄는 그런 매일매일의 무거운 슬픔에서 벗어나기 위해 한 걸음이라도 나아가려고 노력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멈추지 않는 것만이 현재의 목표가 될 수 있다.



작가의 이전글 뻥 차 버리고 싶은 등짝을 가진 그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