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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ejebell Jun 03. 2022

밉상 동료

너랑 같이 일하는 내가 불쌍하다.

함께 가야 멀리 간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직장 내에서 직장동료란 전쟁터에서 같은 목표를 향해 힘든 길을 같이 가는 아군과도 같은 존재이다. 직장상사 때문에, 혹은 어떤 업무 때문에 직장을 그만두는 것을 고민하고 있을 때에도 보통 동료들이 말려주거나 같이 공감해 주는 것만으로도 힘든 시간들을 위로받으며 버티게 해 준다. 좋은 직장동료는 사막 같은 직장생활의 단비와도 같은 존재이며 오아시스 같이 힘을 얻을 수 있는 그 무엇이 되어 줄 수도 있다. 그러나 오아시스 같은 직장동료들은 정말 신기루와 같다. 막상 일하다 보면 자신의 옆자리 동료가 끊임없는 스트레스의 원천이 될 수도 있다.    


직장상사는 억울해도 상사니 따를 수밖에 없고 직장 후배는 어쨌든 지시하는 입장이니 힘들어도 자신의 업무지시를 따르게 할 수 있다. 그런데 직장에서 가장 골치 아픈 상황은 업무에 대한 책임만 있고 권한이 없을 때이다. 동료가 업무에 있어 협조를 하지 않는다면 사실상 그를 압박할 만한 방법이 없다. 그것을 동료직원도 알기에 나를 무시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런 파워게임에 밀리는 순간 직장상사로부터, 주변으로부터 무능력한 사람으로 찍히게 될 가능성이 높다. 협업은커녕 업무를 혼자라도 해서 마무리해야 하는지, 맡은 부분만 해서 올려야 하나 고민이 깊어진다.  


이럴 때 주어진 업무를 혼자만 껴안고 힘들어할 필요는 없다. 만일 협업을 꼭 해야 하는 입장인데 맡은 일을 혼자 완성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먼저 맡은 부분만을 완성시켜 기한보다 미리 직장상사에게 보고한다. 수습한 충분한 시간을 남기고 미리 보고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해야 동료의 협조가 안 된 것을 문제 삼을 수 있고 기한 내에 업무를 완성할 수 있도록 직장상사가 협업이 필요한 동료에게 일을 하도록 압박을 가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자신이 당연히 해야 하는 업무를 인질 삼아 당신과 파워게임을 즐기는 인격장애 동료들이 직장에 있다고 생각해보자. 생각만으로도 끔찍하다. 그리고 이런 환자들 말고 지극히 정상적이지만 우리와 여러 가지 이유들로 갈등이 있는 직장동료들이 있다. 그저 나와 살아온 문화와 환경과 성향이 달라서 갈등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나친 경쟁 속에 내몰린 우리들은 그 속에서 서로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을 따름이다. 그들도 우리가 짜증 나게 싫을 수 있다. 



혼자만 일하고 싶다.


우리를 짜증 나게 하는 밉상 동료를 크게 두 가지 부류로 나눠 정리해 본다면, 첫 번째로는 치료를 요하는 환자 같은 동료들이 있다. 두 번째로는 나와 성향이 다른, 뭔가 다른 사정이 있을 수 있는, 알고 보면 정상 비슷한 사람 동료가 있을 수 있겠다. 일단, 우리가 상대하고 있는 직장동료들이 어떤 부류의 사람들인지 파악하는 것이 먼저일 것이다. 그 뒤 그들과 마주하기 전에 마음을 다스리며 힘을 비축해두자. 쉽지 않은 전쟁일 것이다. 그러나 또 예상보다 쉬울 수도 있다. 알다시피 모든 일은 자신의 예상대로 흘러가는 법이 없다.


직장에서는 싸우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누구나 안다. 하지만 참기만 하는 당신의 그런 약한 마음을 이용해 선 넘는 동료들도 있다. 싸울 땐 맞서서 싸울 수도 있어야 한다. 그러나 감정적으로는 하지 말아야 한다. 같이 소리 지를 필요는 없다. 목만 아프다. 그동안 동료가 잘못했던 사실만 똑똑히 알려준다. 우리가 넘지 말아야 할 선만 지켜서 말해도 충분하다. 우리가 그렇게 대응할 수 있는 사람이란 것을 상대방에게 알려줘야 한다. 그래야 동료의 탈을 쓴 적도 더 이상 예전처럼 우리를 함부로 대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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