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한 거리란?
사람들이 많이 사는 대도시의 사람이 편안히 느낄 수 있는 적당한 물리적 거리와 상대적으로 사람들이 적은 지방에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사람과의 거리는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다. 보통 사람들 사이의 적당한 거리를 "심리학적으로는 친밀한 거리 약 50cm(연인이나 부모 자식 사이의 거리), 개인적 거리는 0.5~1.2m(친구 사이의 거리), 사회적 거리는 1.2~2m(회의나 비즈니스에 적당한 거리), 공공 거리는 3.5~7.5m(큰 목소리가 필요한 강의나 거리의 약장수와의 거리)로 잡고 있다. <유쾌한 심리학/박지영>"
하지만 이것은 평균적인 거리로 개개인마다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어떤 날은 더 가깝고 싶은 날이 있을 수도 있고 또 어떤 날은 더 멀어지고 싶은 날도 있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인간관계에 있어 물리적, 심리적 관계는 지극히 개인적 일 수밖에 없고, 사적인 영역이다. 다른 사람이 편한 거리라고 해서 자신을 불편함 속으로 밀어 넣는 것은 오히려 사람들을 피하게 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서로의 적당한 관심과 또한 적당한 무관심이 오히려 우리들의 사이를 가깝게 해 줄 수 있다.
세상은 정말 바쁘게 돌아가고 있고 우리가 쉬고 있는 그 순간에도 세상의 어딘가는 항상 돌아가고 있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심지어 우리가 쉴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기도 어렵게 되었다. 우리를 둘러싼 모든 환경이 우리를 점점 지치게 만들고 또한 그렇게 일해야만 살아갈 수 있다는 착각을 이 사회에서는 계속해서 우리에게 세뇌 아닌 세뇌를 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사람들의 사이는 점점 가까워져 가고 있는데 정작 우리들은 서로의 밀접한 거리로 인해 숨 쉬기가 점점 어려워져 가고만 있다. 역설적이게도 사람들은 그들을 지치게 하고 있는 그 과학기술을 이용해 가까운 거리마저 더욱더 가까워지려 노력한다. '도대체 왜?' 란 질문이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보기만 해도 숨이 막힌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그렇기에 소속감을 가지고 사회에서 살아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고 자연스러운 감정이며 생존에 중요한 것 중 하나이다. 인맥이 중요시되는 사회와 상황, 그리고 자신이 속한 커뮤니티 속에서 우리는 자신이 기대한 사회적 위치라는 것이 존재한다. 그러나 사실 이런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을 돋보이게 해 줄 사회적 인맥이 아니다. 오롯이 자신만의 힘으로 혼자 설 수 있느냐, 없느냐가 훨씬 중요한 것이다. 사람이 독립적으로 설 수 없다면 그 누구 하고도 관계가 잘 형성될 수 없다. 누군가를 의지해야만 하는 사람, 또는 너무 많은 사랑을 주는 사람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어쩌면 상대방에게 원치 않는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는 것이다. 특히 가깝다고 여겨지는 관계에서는 자신도 모르게 적절한 그 거리를 자꾸만 좁히려 하곤 한다. 그러나 한 걸음 물러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 관계에서만 보이는 것들 또한 존재하는 법이다.
다른 사람들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 역시 가끔 인간관계에서 정리가 필요하다. 우리에게 불필요한 사람이라서 그들을 정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들이라서 정리하는 것이다. 나쁜 인연을 정리하고 나면 우리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좋은 인연들이 들어올 공간이 그만큼 생기게 될 것이다.
가족, 친구, 사회에서 만나는 소중한 인연 역시 각자의 위치에 맞는 적당한 거리에서의 만남이 아름다운 것이다. 우리가 우리의 적당한 거리의 관계를 존중받기 원하듯 우리 역시 다른 사람들의 우리와는 다른 그들만의 적당한 거리를 존중해 주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그들과 소중하고도 오래 지속될 인연으로 가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