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호구인 증거들

더 이상 호구는 사양합니다.

by zejebell

'호구'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좋은 느낌을 주는 단어는 아니다. 또한 그 단어가 쓰이는 사람에 대한 느낌도 썩 좋은 느낌은 아니다. 사실 싫은 느낌에 더 가깝다. 그리고 우리는 적어도 자신이 '호구'는 아닐 것이란 생각을 가지고 사회생활을 한다. 하지만 누구나 자신은 호구라 생각하지 않지만 어떤 조직에서든지 호구는 존재한다. 아무도 아닌 '호구'는 과연 누구일까?


모든 상황에서 호구가 된다기보다는 어떤 상황에서 호구가 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그리고 호구가 될 성향을 좀 더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


<호구가 될 수 있는 성향 체크리스트>

주목받는 것을 싫어한다. (주인공이 되는 것을 불편해한다.)

문제가 생기면 자신을 탓한다.

남에게 싫은 말 하는 것을 잘 못한다.

다른 사람의 의견에 잘 동조하는 편이다.

타인과의 갈등을 회피하고 싶어 하는 성향이 강하다.

나서서 말하기보다 듣는 게 편하다.


이런 특징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착한 사람의 성향과 비슷하다. 자신의 의견과 생각보다는 타인의 주장에 더 끌리는 사람들인 것이다. 그리고 이런 성향의 사람들은 그들과는 반대편에 서있는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들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 다른 사람들에게도 무시당하기 쉬운 특징들을 가지고 있는데 위에 체크리스트와 겹치는 부분이 많다.


<무시당하기 쉬운 특징을 가진 사람들>

어떤 상황(무시, 폭언 등)에서도 잘 참는 것이 습관이 된 사람들

마음이 여려 갈등 상황을 잘 참지 못하는 사람들

업무에 있어 사소한 실수를 잘하는 사람들

진심을 다하면 언젠가 알아줄 거란 착각을 하는 사람들

다른 사람의 부탁을 잘 거절하지 못하는 사람들

자신의 의견을 잘 말하지 못하는 사람들


이런 특징을 가진 사람들은 가족, 직장 선후배, 친구들 사이에서 무시당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바로 이점들이 우리가 호구가 될 수밖에 없는 증거들인 것이다. 우리가 착각하는 것 중 하나가 자신이 좋은 사람으로 좋게 다른 사람들을 대하면 그들도 자신을 좋은 사람으로 대해 줄 것이라는 생각이다.


사람이 100명이면 100개 이상의 생각이 존재한다고 한다. 그들에게 모두 좋은 사람으로 나의 이미지를 만들고 싶다면(불가능하지만) 바로 그 마음을 약점으로 생각하고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들도 분명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우리의 친절함을 이용하고자 한다. 더 심하게 말하자면 우리의 등에 빨대를 꽂고 싶어 한다. 자신이 필요할 때 적절히 이용하고 희생양이 필요할 때 가차 없이 우리를 쳐내도 아무 말도 할 수 없을 만큼 착하고 멍청한 우리를 이용하고자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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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주인은 누구인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고, 가지고 있다는 '보편적인 도덕률'이라는 것이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착한 사람 옆에 착한 사람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 친구인척 하면서 우리를 '호구'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분명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한다.


과거 우리는 모두 호구였을 가능성이 높다. 어렸을 때부터 유교의 나라에서 자라난 우리는 '보편적인 도덕률'을 탑재하고 있다. 다른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대하고 어른들에게 공손하게 대하며 양심에 따라 행동하는 것 등이다. 인내와 희생, 헌신(나라와 직장과 가정에서), 격려와 위로, 사랑과 용서 등등도 포함된다. 물론 이런 것들은 지극히 상식적인 것일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것을 같이 배웠음에도 적용하는 대상과 관점, 시기는 사람마다 다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만 한다. 모든 생각과 도덕률이 우리와 같은 사람은 세상에 없다. 우리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우리는 호구가 되는 것이다.


이런 도덕률을 잘 지키는 우리가 잘못이라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이런 당연한 것들을 지키면서 살지 못하게 하는 사회 구조적 문제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어쨌든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조금 더 우리의 행복에 무게를 두어도 괜찮지 않을까? 우리가 은행을 털 계획을 세운 것이 아닌 이상 최선을 다 해야 할 것은 바로 우리의 인생이다. 다른 관계들(가족, 친구, 직장, 일 등)은 그다음에 생각할 부분이다. 이것을 구분하지 못하고 모두에게 착한 사람이 되려고 하는 것은 우리 등에 칼을 꽂으라고 친절히 대주는 격이다. 착하기만 한 것은 우리가 추구해 야하는 '선'이 아니다. 그리고 이것을 구별하지 못하는 것을 바로 '호구'라고 한다.


어떤 조직에서나 호구는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조직에서 호구를 발견하지 못했다면 호구는 바로 '나' 일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