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뱀파이어를 조심하세요.
아침부터 눈을 떠 저녁에 잠들 때까지 우리는 여러 종류의 사람들을 만난다. 오프라인이든지, 온라인이든지 우리가 만나게 되는 사람들 중에는 '이 사람은 도대체 왜 이러지?' 하는 사람 두어 명 정도는 마주치게 된다.
친구들 중에도 그런 사람이 있을 수 있고 가족 중에도 있을 수 있다. 직장이나, 학교, 사회에서는 당연히 그런 사람들이 다수 존재한다. 그런 사람들 중에서도 유독 우리를 피곤하게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을 늘 피해자로, 다른 사람들을 가해자로 만들어 버리는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늘 자처하여 맡고 있는 '피해자 역할'은 자신의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기 위함이다. 부모나 힘든 환경, 부조리한 세상, 부정직해 보이는 상사들, 권력자들, 자신을 원하는 만큼 도와주지 않는 지인들, 동료, 선후배 등은 그들의 원망의 대상이 된다. 그들의 그런 행동들이 무의식적인지, 의식적인지 알 수는 없다. 다만, 그들의 말과 행동을 통해 나타나는 '피해 의식'이 우리에게 피해를 준다는 것이다.
피해 의식이란 자신의 생명이나 신체, 재산, 명예 따위에 손해를 입었다고 생각하는 감정이나 견해를 이야기한다고 사전에 나와 있다. 이 피해 의식이 심해지면 피해망상으로 발전하여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가 될 수도 있다. 그러니 피해 의식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을 위해, 주변 사람들을 위해 빨리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은 아마도 자기 자신을 불쌍히 여길 뿐(현실의 여러 문제들을 가진) 그것이 문제라는 것을 정작 본인은 깨닫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들은 자신이 다른 사람에 비해 운이 없을 뿐 그것으로 인해 항상 피해를 봐왔다는 억울함과 원망이 마음 안쪽 깊숙이 뿌리 박혀 있다.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건 바로 나.
보통 이런 피해 의식을 가진 사람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과거에 받은 상처로 인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 물론 기질적인 차이도 있을 수 있겠다. 똑같은 문제가 똑같은 기질을 가진 사람에게 나타나지 않는 이상 비교대상이 될 수는 없겠지만 어떤 사람은 문제로부터 살아남아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는 사람도 있겠고 어떤 사람은 피해 의식에 잠재되어 버려 주변 사람들까지 피폐한 삶을 살도록 하는 경우도 있다. 그들의 과거가 온전히 그들의 몫이라고만 하기엔 가혹하다고도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미 일어나 버린 과거는 바꿀 수 없고 현재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인지하고 바꿔나갈 것인지에 대한 선택은 바로 자신에게 있다. 그렇기에 피해 의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과거 상처를 모두 알 수 없는 주변인들은 이유를 몰라 괴롭다.
<지나친 피해 의식을 가진 사람>
그 누구도 믿을 만한 사람은 없다.
다른 사람들은 자신보다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상처받는 것을 지나치게 두려워한다.
다른 사람의 애정을 끊임없이 시험한다.
칭찬을 들어도 상대가 다른 의도가 있다고 의심한다.
어떤 건설적인 평가도 모두 부정적으로 받아들인다.
계속 다른 사람들의 관심과 위로의 중심에 있길 바란다.
끊임없이 다른 사람을 비난하는 피해 의식 뒤에 숨은 가짜 피해자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방법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 밖에 없다. (아예 보지 않을 수 있다면 더욱 좋다.) 그들은 우리의 에너지를 빼앗아 생존하는 '에너지 뱀파이어'와 같은 부류이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섣부른 동정심을 가지는 것은 가장 하지 말아야 될 행동이다. 우리가 그들에게 동정심을 가지고 있다는 신호가 포착되는 순간 그들은 그 틈을 놓치지 않을 것이다. 동정심에 호소하면서 자신의 약함을 강조해 우리의 경계를 허물 것이다. 또한 그들은 끊임없이 자신의 상처에 대한 관심과 자신의 입장을 지지해 줄 것을 바랄 것이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다른 낌새를 보인다면(다른 의견, 그들이 원하지 않는 의견 등) 그들은 돌변하여 우리를 비난하고 과거에 상처를 줬던 사람들과 똑같이 취급하며 다시 용서를 빌 때까지 우리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피곤한 과정은 계속해서 되풀이되어 감정적으로 우리도 상처를 받으며 시간적으로도 큰 희생이 요구될 것이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이 모든 일의 책임을 바로 우리에게 돌린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섣부른 동정과 공감은 계속해서 그들의 피해 의식의 블랙홀에 빨려 들어 가버릴 것을 알아야 한다.
"자기의 거짓을 사랑하는 법을 연습해야지
자기의 거짓이 안 보일 때까지"
<그대는 별인가-시인을 위하여/정현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