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살인자리포트 리뷰 및 후기

by 삶과예술

영화 살인자리포트 리뷰 및 후기


최근 개봉한 살인자 리포트를 보았다. 조영준 감독의 영화는 처음이었기 때문에 사전 정보 없이 영화 장르적 기대감만 갖고 관람했다.


제목부터 심상치 않은 이 영화는 주인공 선주(조여정)가 본인이 11명을 죽인 살인자라고 주장하는 영훈(정성일)으로부터 본인을 단독 인터뷰 해달라는 제안을 받으며 시작한다.


인터뷰에 응하지 않으면 3일 뒤 자정에 살인을 저지르겠다고 하고, 인터뷰에 응한다면 살릴 기회를 주겠다고 하는데, 선주는 회사에서 짤릴 위기에 놓여있었기 때문에 이에 응한다.


장소는 호텔 스위트룸이었는데, 물론 아무런 대비책 없이 갈 수는 없었기에 선주는 형사이자 애인인 상우(김태한)에게 이를 말하고, 아래층에서 도청 및 감시를 부탁한다.


이후 영화는 쭉 호텔 스위트룸 안에서만 진행되며, 인물들의 대화와 심리전으로 끌고가는 구조라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구조는 물론 제작비가 적게든다는 장점이 있겠지만 대본과 연출이 약하다면 금방 지루해질 수 있기 때문에 난이도가 높다. 그렇기에 대게 <퍼펙트 스트레인저>, <맨 프롬어스>와 같이 인물들이 4~5명 이상 등장하게 되는 게 보편적이다.


하지만 살인자 리포트는 가끔 상우가 나오는 것 빼고는 대부분 선주와 영훈 2명의 대화 위주로만 흘러간다. 각본의 완성도를 떠나서 두 배우의 연기는 좋았으나, 연출이 약했다. 청불 영화인 만큼 좀 더 서스펜스를 끌고 갈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살인자와 대면하고 있는 것 치고는 긴장감이 덜하고 집중력이 떨어진다. 연기와 연출로 관객을 집중하게 만드는 것이 아닌, 집중할 곳이 여기밖에 없으니 강제로 집중하게 되는 느낌이랄까.


살인자 리포트 수위는 청불 영화 치고는 약한 편이다. 잔인한 장면이 있기는 하나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정도고, 이럴 거면 편집을 좀 더 해서 차라리 15세 관람가로 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나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인터뷰를 시작하고 알게된 영훈의 정체는 정신과 의사였는데, 아내를 잃고 폐인의 삶을 살아가던 도중 본인과 같이 깊은 상처를 입은 환자들의 복수를 대신 해주는 것으로 삶의 위안을 얻게 된다. 그렇게 영훈은 살인을 하는 이 과정을 '치료'라고 선주에게 설명한다.


선주는 왜 본인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사실 인터뷰의 목적은 '선주의 치료'였고, 영훈이 아닌 선주를 대상으로 하는 인터뷰였다. 상우는 사실 비리 경찰이었고, 선주의 집에서 기업의 내부고발 증거물을 빼돌리다 선주의 딸인 예린에게 걸리고 만다. 이를 무마하기 위해 예린을 성폭행하게 되고, 이에 큰 상처를 입은 예린은 영훈을 만나 진료를 받게 된다.


"사람을 살릴 기회를 주겠다"라는 것은 선주의 애인인 상우를 살릴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었고, 인터뷰 내내 살인은 잘못됐다고 말하는 선주가 본인이 당사자(환자)가 됐을 때 어떤 선택을 할지 영훈은 궁금했던 것이다.


그렇게 영훈은 충격과 복합적인 감정에 휩싸인 선주를 집으로 돌려보내 딸을 살피게 하고, 상우를 죽인다. 이후 시간이 흘러 영훈의 진료실에서 선주와 예린을 만나 상담을 하고, 또다시 큰 상처를 입은 환자가 찾아와 이를 받을지 말지 고민하는 모습(재범의 유혹)으로 영화는 종료된다.


마지막 불쾌한 찝찝함은 의도된 것이겠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스토리 전반상 감독이 어떤 부분에서 공감과 고뇌를 유도하는지는 알 것 같다. 하지만 캐릭터가 살아있는 느낌을 받지 못하고 현실과 동 떨어진 느낌이 강하다.


현대 시대의 관객들은 모두 똑똑하다. 수많은 매체를 접하면서 각자 본인들만의 평가 기준이 있고, 영화적 허용에 대한 기준치가 있다. 살인자 리포트는 소재는 참신하지만 이를 설득할만한 캐릭터의 서사가 2% 부족한 느낌이고, 반전 공개 후 영훈의 태도 변화가 자연스럽지 못하고 관객에게 조금은 당황스럽게 느껴진다. 한 마디로 캐릭터들이 공감이 가지 않고 매력적이지 못하다.


물론, 그럼에도 이 영화가 나쁘다고 볼 수만은 없을 것이다.


영화에서 '생명을 구하기 위해 취재를 한 선주'와 '치료라는 명목으로 살인을 저지르는 영훈'은 모두 이러한 자기기만 행위를 어떻게 생각하고, 결론을 내리는지 알려주지 않는다. 그 정답을 관객에게 던진다.


아쉬운 점이 분명 있지만, 그래도 소재가 신선하고 주연 배우의 연기가 훌륭하다. 또한 영화관을 떠나면서 관객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영훈의 논리를 절대 악으로만 밀어내지 못하고, 선주의 선택을 절대 선으로만 칭송하기도 어렵다. 윤리적 책임의 범위를 각자 가늠해보기를 바라면서 리뷰를 마친다.


살인자 리포트 후기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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