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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어두운 세상인데(4)

사라지는 일자리

어느날

지방대학의 강의를 하기 위해

차를 몰고 고속도로로 진입하고 있었다.

하이패스(Hi-PASS)가 있었다면

휙하고 자나갔을 톨게이트(TOLL-GATE).


사이렌소리가 전역에  울려퍼지더니

나는 갑자기 차를 멈추어야 했다.

앞의 차는 통행료를  내고 멀어져가고.

민방위대피훈련(民防衛對避訓練)이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할수없이 나는 톨게이트 직원과 함께

 이러저런 이야기를 두런두런 나누게 되었다.

'어떻게 이 일을 하게 되었는지

  어려운 부분은 무엇이 있는지  등등"

다시는 경험하지 못할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이젠 이러한 경험도 쉽지 않게 되었다.

하이패스의 확대로 인해 통행료를 내는

게이트가 상당한 수준으로 사라지고

일정 구간에는 톨게이트 자체가 없어졌다.


"빠르고 신속하게(Fast  and Quickly)"

이런 정신이 반영된 서비스 정책때문인가?

결국 이로 인해 톨게이트에서 일하던

중년여성들이 직장을 잃게된 것은 아닐까?


장애인활동지원사(2007.04),

노인요양보호사 제도(2008.07)가

도입되었다.

이를 통해 장애인과 어르신을 지원하는

제도가 마련되었다.

이들은 국가로부터 법에서 정한 바에 따라

일을 하고 급여를 받는다.

이 제도에 진입하기 위해서

일정기간의 교육을 받고 국가가 발급하는

자격증도 획득한다.

또한 자원봉사센터가 마련되면서 자원봉사에 대한 인증제도가 마련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자원봉사 현장에 몰려들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강화로 인해

직장단위의 자원봉사는 근무시간 내에서만 가능해지고, 자발적인 자원봉사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이로 인해 제도적인 장치는 마련되었다.

그러나 과연 이에 걸맞는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는가?

마찬가지로 활동지원사와 요양보호사 제도로 인해 가족들이 행하는 일도 유급(有給)제도로 전환될 뿐 아니라  순수하게 이웃을 돕는 사람을 찾기가 어려워졌다.

게다가 장애인 혹은 어르신과 함께 하는 행사에

자원봉사자(Volunteers)들을 찾는 일도 쉽지 않게되었다.


최근 택배를 직업으로 하는 분들로 부터 들은 이야기이다.


이분은 주로 대낮에 택배일을 하신다.

"신기한 일인지 아니면 이상한 일인지

 하여간 오전11시부터 오후4시사이에 택배물건을 수령하는  분들  중에

20~40대에 해당하는 젊은 남자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대낮에 대형쇼핑몰을 방문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가득차 있는지.

대부분이 젊은 분들이다


이는 실업지수(失業指數) 가리키는 것인지

아니면 소비지수(消費指數) 기리키는 것인지

혼란스럽다.


하여튼

세상은 겉으로 역동적이고

생동감이 넘쳐보이지만

세상 한구석은 여전히  어둡다.

단순하게 어두운 것이 아니라

칠흙보다 더 어둡다.


지나친 생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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