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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불꽃을 밝히는 작은 사람들이 우리곁에 있다(2)

나는 "마을사회복지사운전기사"이다

사회복지과를 졸업하고  약17-8년간 사회복지현장에서 일했지요.

장애인복지관, 사회복지관 그리고

노인복지관 등을 돌아다니면서

숱한 클라이언트(clients) 만났지요.


사회복지사는 나의 소명(calling)이며

죽을 때까지 감당해야 할 사명(mission)이다.


직장을 옮길 때마다 거주할 곳도 바꿨지요.

비록 오피스텔을 따라 이동했지만

이또한 힘들지 않았어요.

"오늘 나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때로는 말도 안되는 욕구를 표현하며

마치 어린아이  같이 투정을 부려서

나를 피곤하게 한적도 많았지요.

하지만 이 분들에게 내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다면 그것으로 만족하려고

애썼지요.


서서히 지쳐갈 즈음

멋진 아내를 만났어요.

존경하는 교수님께 학창시절에 주례를 부탁했었는데,

드디어 주례를 받을 날이 왔지요.

사회복지현장을 끝까지 지켜야 한다는

명분이 더 확실해졌어요.


그러나 결혼식을 하고 얼마안되서

새로운 생명이 우리를 찾아왔어요.


그리고 아기가 우는 소리가

우리가정에 우렁차게 울려퍼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년 뒤

또다른 생명이 선물처럼 주어졌어요.

너무 기뻤습니다.

하루하루 두아이의 아빠가 되어

살아가는 시간을 경이로움과 감격으로

가득찼습니다.


이제 큰아이가 일곱살이 되었습니다

당연히 둘째는 다섯살이 되었겠지요.


어느날 주례를 하셨던 교수님께서 전화를

주셨습니다.

"잘 지내고 있지. 지금 어디에서 근무하고 있니?"


"네 저는 잘 있습니다

 교수님 저..  저... 직업 바꿨어요.

지금 마을 버스를 운전하고 있습니다"

나의 대답에 교수님은 놀랐을 거라고 생각했다.

결혼식이 끝난 후 아이를 둘이나 낳고

7살이 될때까지 연락 한번 드리지 못했는데.

[사당3동마을버스] 동작17번 E에어로타운 2.. : 네이버블로그 (naver.com)

도리어 교수님께서 하신 안부전화에

"저 직업 바꿨어요."라는 대답을

제자로부터 듣게된 교수님의 반음이 어떨까?


이런 대답을 하면서도

"나 자신이 괘씸해보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생각이 아닐까?


그런데 교수님 반응은 의외로 차분하셨다.

"언제부터.

 마을버스 기사로 생계유지는 가능하니?"


나는 교수님  질문을 받으며 진정된 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네 약 4년 되었습니다.

 도저히 사회복지사 월급으로 삶을 꾸려가기 힘들어서.  

  차라리 마을버스 기사처우가 훨씬 낫습니다"


교수님은 재차 질문을 하셨다.

"마을버스에 주로

연세가 많은 어르신이나

생활이 어려운 분들이 많이 타실텐데.

운전 조심스럽게 해야겠다.

이또한 노인복지, 장애인복지의 한분야이니까.

 잘했다.

단지 기사로 근무하지 말고

사회복지사  마인드로 최선을 다하면

더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

그러나 저러나 요사이

장애인 콜 택시 기사도 세대교체가 일어나서

젊은분들이 보람을 갖고 일하는 것 보았어

일반버스 또는 고속버스도 세대교체가

일어나고 있지 않을까?"


역시 사회복지교수님이셨다.

"네 교수님  맞습니다.

3~5년사이에 대폭적으로

세대교체가 일어날 것 같습니다.

이미 진행되고 있고요.

저도 경력쌓아서 조만간에

일반버스기사에

도전하려고 합니다.

교수님 말씀대로 어르신들을 많이 만납니다.

그분들에게 가장 편안하게 그리고 안전한 이동을 제공하려고 합니다."

장수군노인장애인복지관 (jadwc.or.kr)

교수님께서 "운전도 사회복지사 마인드로"라는  말씀을 하실때, 나는 큰 충격을 받았다.


"그래 단지 사람을 실어나르는 기사가 아니라

인간복지를 실천하는 사회복지사로서

매일매일 운전을 하자!!"


오늘 나는 눈이 내린 아침

마을버스 운전대를 잡았다.

그 어느날보다 조심스럽게 운전해야 하는 날이다.

"잠시만요. 기다려주세요."

나는 버스에서 내렸다.

"어르신 천천히 올라가세요.

 짐은 제가 올려드릴께요."


버스에 올라타서  뒤를 돌아보았다.

"다 앉으셨지요? 출발합니다."

부르릉!!!!!


나는 복지(福祉)버스를 운행하는

"마을사회복지사 운전기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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