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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other  side  of the  Wall

담 너머  저편

담 하나 사이를 두고

그 너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몰랐습니다.


그러나

내 가슴 깊이 눈물이 흘러내리는 동안

담  너머 그녀도 울고  있는  줄은

전혀  알 지 못했습니다.


그녀가  문을 닫고 떠난 뒤

나는 한참동안 그녀가 닫은 문을

오랫동안 바라보았습니다.

나만  홀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닫혀진 문 반대편에서

그녀는 방 안에 있는  나를 향해서

오랫동안 나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나보다 더 간절한 마음을 가지고

나는 그녀가 닫혀진 문 너머

나를  바라보고 있는 줄

우리서로  문 하나를 두고

서로 바라보고  있었다는  사실을

나는 모르고  있었습니다.

담 너머 휘영청  밝은 달은

나만 밝히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그 달은

그녀도 밝히고  있었고

비로 담이 우리 둘을  서로  갈라놓았지만

우리는 달을 보며

서로 달에 비친 상대방의 얼굴을 생각하며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담  하나는

우리를 둘로 갈라놓았고

얼굴도  잊고  기억도 없애고

몸도 가까이하지  못하게 했지만

그리워하는 마음

사랑하는 마음

하나되고 싶은 마음을

갈라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담 너머

우리는 하나였습니다.


지금도

우리는  하나입니다

우리 사이에 담이 있을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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