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숙이는 찢어지듯이 아파오는 가슴의 통증을 참을 수 없었다.
이젠 방금 먹었던 점심심사가 얹힌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끄윽- 푸.. 끄윽 - 푸.
퀘퀘한 냄새가 입을 통해 흘러나와 공중으로 흩어졌다.
'체했나?'
상담선생님의 음성을 들으면서 언짢은 표정으로 다시 방으로 돌아왔다.
책도 손에 잡히지 않고, 재미있게 들었던 BTS 노래도 소음으로 전해졌다
"영숙아 왜 그러니?"
같은 방에 있는 명희가 묻는다.
"왜 가만히 있지 못하고 일어났다 앉았다가... 이리저리 돌아다니기도 하고..
그리고 손과 발은 왜 떨고 있니? 어디 아프니? 아파?"
같은 또래의 명희가 하는 말에 영숙이는 대답한다.
"내가 뭐 어떻다고 그래.... 내가 네 눈에 그렇게 이상하게 보이냐?"
명희는 "맞아.. 너 요사이 며칠동안 계속 그랬어. 몰랐어? 그냥 두고 볼 수 없어서 지금 조심스럽게 물어보는거야."고 말했다.
그리고는 명희는 가만히 다가와 영숙이를 안는다.
"나는 잘 모르지만.... 조금은 너의 마음을 이해해... 나도..... 집에서 전화오면... 짜증나...신경질나...화가 나....어쩔 줄 모르겠어.. 그렇다고 어떻게 할 수도 없고..."
만난 지 얼마되지 않는 명희는 마치 영숙이의 마음을 꿰뚫고 있는 것 같았다.
별로 대화도 나누지 않았는데...
영숙이는 명희를 살짝 떼어내면서 그녀의 눈을 쳐다 보았다.
잠시 후..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을까..
영숙이는 명희를 다시 안았다. 명희의 등에는 영숙이의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명희는 등이 젖는 것을 느끼면서 창 밖에 흔들리는 나뭇가디고 시선을 옮겼다.
사실 명희도 가족폭력 때문에 분리되어 쉼터에 왔다.
밤 늦게 다닌다는 것이 폭력을 당한 이유였다.
명희가 더 속상한 것은 학교에서 다른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했다고 집에 이야기 했을 때, 어느 누구도 명희편을 들어주지 않았다.
"네가 똑바로 했으면.... 네가.... 제대로 했으면..."
그 때부터 명희는 "나는 세상에 혼자다."라는 생각을 더욱 강하게 굳히기 시작했다.
명희는 영숙이가 들어온 날 부터 영숙이를 주시하고 있었다.
같은 나이. 그러나 자신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조용한 아이.
가끔 깊은 밤, 잠지 들지 않아 뒤척일 때면 눈을 뜨고 검은 밤을 응시하는 영숙이의 옆 모습을 보곤 했었다.
"영숙아... 우리 원장님이랑 같이 놀지 않을래.. . 선생님이 재미 있어...
우리가 말을 안해도... 우리가 여기에 들어오게 된 이유와 우리 마음을 이미 알고 계셔.
지금 네가 온 몸을 가만히 통제 하지 못하는 것도 다 알고 계실거야. "
명희는 나의 손을 이끌었다.
영숙이는 마지 못해 그녀의 손에 끌려 계단을 하나씩 내려가기 시작했다.
'나의 상황을 다 아신다고?'
마치 이미 벌거벗은 임금님이 된 기분으로 나는 명희와 함께 그곳으로 다가가고 있었다.
똑...똑....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