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7)

1인칭으로 전개하는 예수의 이야기

<그 때를 기다리며

-당시 청년들의 삶>

나는 약30년간 목수의 아들로 살았다.

공적으로 나서기 위해선

인간의 삶에 더욱 충실해야 했다.


목재를 가지고 무엇인가를 만들어야

생계가 유지된다.

마리아는

내가 세상에 얼굴을 내민 후

여러자녀를 낳았다.


나는

이들의 맏형의 역할

수행해야 했다.

요셉은 그리 오래 살지 못했다.


나는

요셉을 통해 얻은 기술로

가장(家長)의 책무를 감당해야 했다.


그러나 이 일은

내가 전적으로 해야 할 일은

아니다.


여느 청년들과 같이

이스라엘의 현상황에 대해

토론도 하고

미래에 대한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청년들 삶 내부에는

좌절, 분노, 비관과 함께

꿈, 도전, 열정이 모두 섞여있어

누군가 앞장서서 이끌면

모두 다 버리고 나설

각오와 결단을 하고 있음을

나는 보았다.


나라도 없이 식민지상태이지만

결혼하고 자녀를 출산하고

가정을 만드는 일을 하면서도

청년들은

또 다른 비전을 품고 있었다.


에세네파, 열심당,

일부 급진적인 신비주의파.

비공식적인 모임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때를 기다리며.

그 날이 오기를,

때가 이르기를,

나도 그들도 기다리고 있다.

<12살 때, 예루살렘 회당에서>

내가 열두살 쯤 되었을 때,

예루살렘에 방문한 적이 있었다.


마침 회당에서

율법에 대해 토론하는 이들을 보았다.


그들은

토론자체에 대해 즐기는 것 같았다.


나는 자연스럽게

그들의 토론에 개입했다.


그들에게 나는

특하고 총명해보였나 보다.

그들의 눈에

나는 어린아이였으니.

그러나

나에게

그들은 초등학문(初等學문)을

아직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로 보였다.


율법은 논의 대상이 아니라

실천해야 할 내용이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내가 저들에게

"이렇게 살아라."라고

준 것이지

"이렇게 생각하라"라고

허락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토론을 하다보니

저들이 나의 말을 듣는

경청자(listner)가 되고 있었다.


한참 열정적인 순간에 도달할 즈음

어디에선가

"예수.. 예수.."를

부르는 음성이 들렸다.


아마 마리아와 요셉이 나를 찾는 모양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들의 갈급한 심정으로

나를 찾았으면 좋겠다.


호세아 선지자가 아주 간절하게 외쳤지.

"여호와를찾으라."

그러나 저들에게 반응은 없었지.


나는 마리아와 요셉에게 말했어.

"알지 못했나요?

내가 아버지 집에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공생애를 시작하기 전까지

나의 삶>

30년 동안 나의 삶은

평범(Ordinary)하지만

신비(Mystery)하다.


사실 누구나 마찬가지이지만

모든 사람의 삶은

세상에 부각되기 전까지

수많은 사람들 중의

하나 일 뿐이다.


그러나 갑자기 유명세를 갖게 되고

세상의 주목을 받게 되면

그 때부터 평범한 삶이

비범한 삶으로 바꿔지기 시작한다.


사실 마태, 마가, 누가 그리고 요한 이들조차도

나의 30년간의 삶에 대하여

전혀 알지 못한다.

또한 알 수도 없다.


그 이유는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고

나 또한 나의 생애에 대하여

자서전과 같은 흔적을

전혀 남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태, 마가, 누가 그리고 요한 이들조차

진정 내가 누구인지 알게 된 것은

내가 세상을 떠난 뒤에

비로서 인식하게 된 것이다.


그것조차

자신의 인식능력으로 불가능했다.

내가 보낸 성령으로 하여금

그들이 알게 된 것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땅에 살아가는 사람 누구나

유명해졌거나 높은 지위에 올랐다고 하여

이전에 알지 못했던

모든 생애의 순간들을 지나치게

조명하거나 해석하는 일은 멈추어야 한다.


해석되고 추론되는 인과관계로

인생이 전개되는 것은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게

단순하게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도록

우리는 인생을 그렇게 설계하지 않았다.

인간의 삶은

결코 단순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의 형상을 따라

인간을 만들었다는 것은

우리가 신비(Mystery)한 것 같이,

우리가 거룩(Holy)한 것 같이, 인간의 삶도

신비하고 거룩하게 만들었다는 의미를 갖는 것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나는 너희에게 말한다(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