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할 곳을 잃어버렸어요(8)

당당하게 허세를

원장님은 깁스를 한 팔을 보시곤 말씀하신다.

"안아봐도 되겠니?"


너무 온화한 표정과 굵직한 음성이었다.


비록 작은 어깨지만, 당당하려고 자기 소개를 했지만 원장님의 한마디에 나는 녹아지고 있었다.

"네..."

원장님은 나를 품에 안으시면서 귀에다 속삭이듯이 말씀하셨다.

"마음도 아프겠구나. 그래도 씩씩한 일수의 모습 보기에 좋다. 잘 지내보자."


나는 선생님을 따라서 묵어야 할 곳으로 이동했다.

대여섯명의 사내아이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얼핏보니 내또래아이도 있는 것 같았다.


"나 6학년 일수야. 잘 지내자."

나는 어깨를 쫙 펴고 고개를 들고 큰 목소리로 나를 알렸다.

아이들이 박수를 치며 나를 환영했다.


이때 어린 친구가 나에게 달려들며 말한다.

"형아 팔 왜 다쳤어? 형도 저기 작은 형아처럼 아빠가 그런거야?"


나는 깜짝 놀랐다.

"아니아 넘어져서 다친거야"


그러자 다른 아이가 맞장구치듯이 말한다.

"우린 잘 알아. 그냥 넘어져서는 이곳에 들어오지 않아. 나도 그랬거든.."


나는 조금 당황스러웠다.

낯선 나를 처음보자마자 아이들의 관심은 깁스한 팔에 집중되고 있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했다.


나는 화제를 돌리고 싶었다.

"너는 몇학년이니? 이름은?"


아이들은 밝은 표정으로 자신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나와 체격이 비슷한 한 아이가 내걱 손을 내민다.

"나 심심했어 나도 6학년이야 친구가 와서 좋다.

여기 재미있어. "


나는 짧은 시간에 아이들의 이름을 기억했다.


아이스브레이킹(Ice breaking)을 마치고 아이들과 식사를 하러갔다.


며칠 지났을까?


나는 아이들에게 물어보았다.

"너희는 앞으로 무엇하고 싶어?

나는 과학자가 될꺼야."


사실 나는 이런 생각을 한번도 해본적이 없었다.

왜 내가 이런 말을 하고 있는지 나도 식겁했다.


마치 작은 수탉이 다른 수탉 앞에서 자신이 강하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 온갖 모든 깃털을 곤두세우듯이 내가 나도모르는 허세(虛勢)를 보이고 있었다.


그러면서 내 안에 약간의 검은 구름이 몰려오고 있는 것을 감지했다.

"아빠는 어떻게 되었을까?

나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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