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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꾸었습니까?

개꿈만 꾸었지요

갑자기 엄청난 물줄기가 폭포가 되어

나를 뒤덮었다.

나는 먼저 생각했다.

어떻게 나가지?

그러나 이런 생각은

아주 짧은 순간에 지나지 않았다.

이미 그 물은

나를 뒤덮었기 때문이다.

나는 물에 쓸려 나갔다.
거친 숨소리와 함께

나를 품고내려가는 물줄기는

멈출 줄 몰랐다

순간 나의 눈에

작은 나뭇가지 하나가 들어왔다.

저 나뭇가지라도 잡아야지.

그런 작은 나뭇가지를 잡는다고 해서

육중한 내 몸을 버텨낼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은 사치였다.

무조건 잡아야 했다.

접고나서 나는 소리쳤다.

나를 살려주세요!!!


그리고 잠에서 깼다 꿈이었다.

2025년 1월 초하루

평생 꾸지도 않던 꿈을 꾸면서

시작했다.

마침 어제 한 해를 마감하면서

한 젊은이에게 질문했던 일이 생각난다.

"새해에는 어떤 꿈을 꾸고 있나요?"


그는 대답했다.

"꿈 없어요. 그냥 사는 거지요,"


그런데 이 분만이 아니다.

놀라운 것은

대부분의 고백이 그러하다.


"꿈이 없는 백성은 망(亡)한다."

역으로

"꿈이 있는 백성은 망(望)한다."


대부분이 전자에 해당하다면

우리나라는

망(亡)하는 길로 나아가고 있는가?


더욱 중요한 사실은

꿈의 의미조차 고민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마치 특이한 글귀를 보았다.

"당신의 꿈이

꿈으로 머무르지 않게 하라."

(Don't let your Dreams be Dreams!!)

갑자기 무거운 지구가

뒤통수를 강하게 치는 느낌이었다


설령 꿈을 꾼다하여도

꿈으로만 그친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꿈을 꾸었다면

그 꿈은 현실이 되어야 한다.

즉 꿈은 실현되어야 한다.


흔히 말한다

꿈은 이루어진다


그렇다.

이루어지지 않는 꿈은

단지 개꿈일 뿐이다


오늘 꽤 쌀쌀한 바람이

아침부터 새차게 불어온다.


그러나 아직 꽁꽁 얼어버린 땅을

밟기에는 추위가 부족하다.

설령 동토(凍土)일지라도

봄에 기지개를 펴고 뛰어다니는

꿈을 안고 동면(冬眠)을 취하는

동식물들이 있다.


그들에게는 절망(絶望)이란 용어가

존재하지 않는다.

어떤 상황에서도

희망(希望)을 가질 뿐 아니라

희망이 단지 희망으로 머무르지 않고

현실로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


"내 나이 37세였습니다.

43세가 된 남편이 세상을 떠나고

여섯명의 자녀들이 남겨졌지요.

나는 암담(暗憺)했고 암울(暗鬱)했지요.

남편의 시신(屍身)이 담긴 관(棺)이

장지(葬地)로 서서히 내려갈 때

오죽했으면 내가 뛰어내렸을까요?


화들짝 놀란 인부들과 이웃이

나를 꺼내어 놓지 않았다면.


지금 사위 셋과 며느리 셋

손주 열다섯명과 함께 살아가는 모습

전혀 볼 수 없었겠지요?"


절망할 수 밖에 없었던 그 때.

그러나 절망이란 막(幕)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희망(希望)이란 막을 다시 올리고

절망이란 닻은 바다 깊이 내려놓았을 때

현실은 신비한 모습으로

얼굴을 내민다.


꿈을 꾸었읍니까?

꿈을 가졌습니까?

꿈이 이루어지겠지요?


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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