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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라면

외롭지 않게

한겨울
망망한 바다 위에
두 척의 배.

한 척이 아니라
외롭지 않네.
둘이라서.

한 두 마리
갈매기가 바다 위로 날고
많은 물고기가
바다 속에 헤엄치네.

나는 바닷가 찻집에서
바다를 응시하며
바다 위로 나아가는
넓은 행복을 바라본다.

땅 위에서는
탐욕(貪慾)과 정쟁(政爭)으로
요란(搖亂)한 소음(騷音)만
가득한데
바다 위에는 고요만이
가득하구나.

나는
육신은 육지 위에 얹혀있지만
나의 자아(自我)는
너른 바다 한 가운데
산하(山河)를 즐기고 있다.


두 사람이 한 마음을 갖고
따스한 커피 한 잔을
두 손으로 가지런히 쓰다듬으며
차디찬 1월의 바다를
포근하게 품는다.

나는 사치(奢値)스로울 정도로
평안을 누린다.

한 해가 지나면
칠십(七十)이 된다.

공자(孔子)는 말씀하셨다.
"칠십이 되면
종심소욕불유구
(從心所慾不踰矩)한다."
즉 마음 내키는대로 해도
경우에서 벗어나는 일이 사라졌다.

어느 새.
그리되었다.

나도
그리되길 기도한다.

외롭지 않게.
옆에 앉은 아내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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