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하늘과 가까와지기 시작했는데
네발로 걸으며
하늘을 느끼기 시작했다.
어머니 등에서 공중살이하면서
하늘을 살아간 것과
네발로 걸으며 하늘을 느끼는 것은
사뭇 달랐다.
같은 하늘이 아니었다.
나는 뒤뚱거리며 하늘을 누렸다.
마치 하늘을 나는 듯한 마음을 갖고.
그러나 하늘은 깊고 넓었다.
머리를 드니 제비와 참새가 날아다니고
양떼구름, 뭉게구름이
코끝 주변을 왔다갔다 한다.
등에는 베낭을 메고
나혼자 학교를 오고가는 기분은
보통 가벼운 것이 아니었다.
한손에 책과 도시락이 담긴
책가방을 들고 다닐 때
손바닥에 굳은 살이 쌓이고
어깨와 팔뚝에 찢어질 듯한 아픔이
온몸으로 젖어왔지만
그런 것은 아무 것도 아니었다.
약2년이 지나
목발을 짚고 하늘을 살아가는 것이
익숙해 질 즈음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4월 17일 오후에
나는 가슴이 찢어지는 순간을
겪어야만 했다.
"형... 형아!
형네 엄마 돌아가셨어."
이게 무슨 소리일까?
아침에 도시락까지 정성스럽게 싸주신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니?
나는 허겁지겁 집으로 왔다.
집에는 아버지 형 누나들이 서있고
어머니는 잠을 자듯이 누워계셨다.
나는 엉금엉금 기어서
곱게 잠들어 계신 어머니 곁으로 다가갔다.
손으로 어머니 얼굴을 만졌다.
아직 따스한 체온을 가지고 계셨다.
"돌아가셨다고?
아니 주무시는데..."
뒤에서 아버지와 형제들의 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순간 어머니가 나에게 하신 말씀이
뇌리를 스쳐갔다.
이 말씀이 떠오르는 순간
나는 갑자기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 지
알 수 없었다.
"엄마가 같이 떠나자고 했는데.
엄마가 함께 떠나자고 했는데."
내가 하늘살이가 조금 익숙해졌을 때
어머니는 하늘로 가셨다.
막내아들을 홀로 남겨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