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에 힘이 없으나 손재주는 뛰어나겠지

기타를 배우면서

청바지와 통기타가 젊은이들의 영혼을

압도적으로 지배하던 시절

형님은 전축(電蓄)이라는 것을

직접 조립해서 집에 설치했지요.

전축에는 LP판이 돌아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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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로 형님또래 친구들이

비틀즈(Beatles)와 트윈폴리오 등의 노래를

청바지를 입고 춤을 추면서 노래를 부르곤했죠.


어느 날 허름한 기타 하나를 들고

형님은 집으로 왔어요.

여섯줄자리 포크(Folks)기타를.


"뜸북 뜸북 뜸북새 논에서 울고

뻐꾹 뻐꾹 뻐꾹새 숲에서 울제"

이 아름다운 동요를 뽕짝스타일로 뜯으면서

한곡 한곡 배워갔지요.


학교-집, 집-교회가 활동반경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나에게 기타는 최고의 소일거리를

제공했지요.


이때 혜성처럼 나타난 시각장애인 가수

이용복의 "1943년 3월 4일생"과

"마음은 짚시"는 나에게 희망을 주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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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시 서점에서 구입할 수 있었던

기타코드가 장착된 유행가요책을 구입해서

한곡 한곡 차근차근 기타로 연주하기 시작했지요.


알고보니 이용복씨가 연주하는 기타는

열두줄짜리 기타였어요.


Wow!!!


그런데 나의 기타연주실력에

진도가 나지 않는 거에요.


어렸을 때부터 주변 사람들로부터

나는 이런 이야기를 듣고 자랐지요.

"너는 다리가 불편하니까

손재주는 좋을꺼야.

너는 다리에 힘이 없으니까

머리는 뛰어날꺼야."


머리? 하여튼 IQ는 잘 모르겠고

'손재주는 조금 남아있겠지' 하고

기대는 했지요.

그러나 그림 그리는 실력은 바닥이고

노래하는 것은 어느 정도 되는데

음악을 좋아하니까

기타연주는 왠만큼 실력이 나오지않을까?


하루는 형님 친구 한분이 집에 오셨지요.

그분은 제가 기타를 연주하는 것을

보시고 진지하게 한마디 하셨지요.

"왜 곡조(曲調)있는 노래가 안 들리고

플라스틱 긁어대는 소음(騷音)만 들리냐?

이용복씨는 앞도 볼 수 없는데

열두줄 짜리 기타만 잘 치는데."


아!!! 충격적이었습니다.

"소음(騷音, noises)라니!!!"


그렇다면 나에게 있는 재능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그래도 나에게서 흘러나오는

기타소음은 멈추지 않았다.

손재주가 없음을 확인하고 재확인하면서

아무도 없고 조용한 시간이 이루어지면

나는 어김없이 기타를 꺼내어

튜닝(tuning)부터 하기 시작한다.


이젠 휠체어 위에 삼익(Samick) 기타를

얹혀놓고 기타를 친다.

"여보 좋은 노래 하나 연주해봐요.

기타 부서지는 소리 말고요."

ㅋㅋㅋㅋ 아내의 신청곡 주문을 받고

나는 속으로 웃으면서 기타를 치며 노래한다.


" 나는 내가 빛나는 별인줄 알았어요.

한 번도 의심한 적 없었죠 몰랐어요.

난 내가 벌레라는 것을

그래도 괜찮아 난 눈부시니까

하늘에서 떨어진 별인 줄 알았어요.

소원을 들어주는 작은별

몰랐어요. 난 내가 개똥벌레라는 것을

그래도 괜찮아 난 빛날 테니까"


그래 기타로 연주하는

G CODE의 반딧불이

아내에게 어떻게 들리는 지는

지레 짐작은 하지만

중요한 것은 노랫말이 담긴 내용이라고

스스로 위안을 삼으며 기타를 친다.


"이용복씨에게서는 음악이 나오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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