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뭘까?(5)

현재와 미래

처음 듣는 말이었다.


나는 나 자신을 어떻게 생각해 왔을까?


마침 인구는 영어책을 들고 뛰어왔다.

"형? 나 오늘부터 6학년 영어 들어간다.

형은 어때?"


"오늘의 나 자신"이란 말을 곰곰히 생각하는 순간에 인구의 말을 나의 심장을 쿡 하고 찔러댔다.


1m 85cm.

체격으로 봐서 어디에도 밀리지 않는 나이다.

그런데 내 어깨보다 아래에도 미치지 못하는 인구를 보면서 나는 매우 작아짐을 느꼈다.

"오늘의 나"는 도대체 몇살인거야?


방금 옆을 스쳐지나가는 명철이를 보면서 '나는 명철이만큼은 하나?'라는 자조적인 생각도 들었다.

심장은 쪼그라들고, 어깨는 축 처지고...

작년에 집안에 들어박혀 며칠간 바깥으로 나오지 않았던 그 날이 생각이 나기도 한다.


"명석이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 뭘까?"


지난 밤, 잠을 자다가 벌떡 일어나서 창 문 밖을 바라보았다.

별도 달도 없는... 아무 것도 찾아볼 수 없는 .... 가끔 희미한 구름만이 처량하게 흐르는...

나도...저 구름과 같이 흘러가는 것이 아닐까?

어디로 가는 줄도 모르고...

누구에겐가 끌려가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내가 달려가는 것도 아니고.

단지 흘러가고 있는....


그러다가 눈이 떠졌다.

"아...아... 형이 나를 눌렀어요.. 형이 나를 발로 걷어찼어요."

옆에 자던 동생을 나의 묵중한 발이 누르고 있었나보다.


"야 내가 뭘 너를 걷어찼다고 그래 짜증나게...자꾸 너 그렇게 말할꺼야?"


나도 모르게 한참 어린 동생애게 분풀이를 하면 시작했던 오늘 하루였다.

내가 이런 친구라니..

오늘의 나는 어떤 사람일까?


나는 오늘의 나를 소중히 여길 수 있을까?


갑자기 하지 않던 생각이 나에게 달려든다.

"너는 고등학생이 되면... 그 다음엔... 우엇을 하려고 하니?"


상담 선생님의 말도.. 나를 괴롭히고 있다.

인구가 보여준 서랍 안에 가득 채워진 딱지를 보면서 그런생각을 했다.

'뭐 그런 것을 그렇게 채워놓고 그래... 어디에다 쓰려고..'


그런데 어제의 나는 인구가 보여준 딱지와 무엇이 다를까?

그래도 그 딱지는 인구가 정성을 다해 만들어서 나에게 자랑하는 물건인데...

나는 딱지 같은 나의 어제가 있었는가?


그러면 나의 미래는...


어제 막 끝난 사춘기가 다시 나에게 돌아오려고 하는 것 같았다.


"명석아...할머니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너를 만나보고 싶다는데.."

전화가 왔다고 하면서 나의 의사를 물어보시는 선생님께 나에게 전해준다.


나는 성급하게 대답했다.

"선생님 아직 할머니 만나고 싶지 않아요...나중에요.."


그리고 나서 축구공 하나를 들고 운동장을 향했다.

"뻥!!" 하늘로 높이 찼다.

그런데 나의 발은 잔디 몇 가닥을 훑어버리고 말았다.

축구공은 떼굴떼굴 몇바퀴 글러가지 못하고 멈춰 서서 나를 본다.


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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