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동네 사람들이 달려들어서
옆집 아저씨가 오셨지요.
당황하고 계시는 아버지를 돕기 위해서.
"먼저 바지를 찢으셔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더 큰일 납니다."
그제서야 가위를 들고
내 바지를 자르기 시작했습니다.
마침 겨울이니까 저는 내복(內服)도
입고 있었지요.
시뻘겋게 달아오른 두 다리와 발.
이미 몽글몽글 부풀기 시작했어요.
"이젠 화기(火氣)를 빼야지요.
알코올이 제일 좋은데
참 이집은 술을 안드시지요?
저의 집에서 소주를 가져와야겠네요."
이때 막 달려온 맞은 편 집 아주머니는
비상시로 가지고 있던 알코올을 가져와서
내 다리에 조금씩 부었습니다
그런데 알코올이나 소주가 다리 위에
부어지는 순간에는
잠간 시원해졌다가 다시 뜨거운 기운이
다리전체에서 솟아올랐습니다.
"이렇게하다간 큰일납니다.
다리를 절단할 지 몰라요.
병원에 데리고 가야지요."
그러나 이 순간에도
아버지는 "병원에 가봐야 거즈나 붙이겠지요
어서 화기를 빼야하는데."라고 하셨지요.
저는 뜨거워지는 다리,
부풀어오르는 다리를 바라보면서
"엄마가 계셨다면 어떻게 했을까?"하는
생각을 하면서 속으로
뜨거운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때 기억이 나지 않지만
누군가 말했습니다.
"양잿물로 해봐요.
양잿물도 알칼리이니까요."
2-30분이 흘렀을까요.
옆집에 살고 계시는 아주머니께서
양잿물 덩어리를 가져오셨습니다.
2025년 옆집에 누가 살고 있는지
전혀 알 지 못하는 서울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분위기였다.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양잿물을 물에 희석(稀釋)해서
다리에 붓게되자 나의 입에서
"너무 시원해요 시원해요"라는 탄서이
저절로 뱉어졌다.
나의 다리 위로 양잿물이
2-3시간 동안 계속해서 부어지고
나의 다리에서 화끈거리는 아픔은
완전히 사라졌다.
그 위에 흔하디 흔한 거즈가
덮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