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그분 이름을 몰라요
화기가 빠지고 나서
본격적으로 화상 치료에 들어섰습니다
아버지는 병원에 가는 일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이미 화기가 빠졌기에
병원에 가면 '거즈나 발라주었겠지'하고
어렸던 나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한 지
스무 날 정도가 지났습니다.
두 다리는 이미 바셀린이 발린
거즈로 뒤덮여 있었습니다.
그러나 화상을 입은 두 다리는
여전히 나아질 기세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고등학교 합격자 발표는 이미 났습니다.
당연히 합격 좋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인문계 고등학교에 원서 접수를
끝내 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나는 방구석에서
두 다리를 이브자리에 올려놓고.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앉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오래된 위인 전집이나 세계 명작 전집을
읽고 또 있는 일 그뿐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낯선 손님 한 분이
집에 찾아오셨습니다.
형님 친구라고 합니다.
그런데 형님 친구들 대부분은
제가 잘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분은 처음 뵙는 분이었습니다.
들어보니 해군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데.
휴가를 받아서 우리 집을 방문하신 것입니다.
집에 오시자마자
화상을 입은 제 다리를 보셨습니다
"잠깐 상처를 살펴 볼 수 있겠니?"
나는 낯선 분이지만 기꺼이 하락했습니다
그분은 조심스럽게 제 다리에 있는 거즈를
하나씩 하나씩 들어서 벗겼습니다.
거즈가 벗겨질 때마다
나와 그 형님은 깜짝깜짝 놀라기 시작했습니다.
바셀린이 발려진 거즈로 인해서
공기가 통하지 않은 제 다리는
상처가 낫기보다는
더 심해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혹시 링겔 한 병
구해줄 수 있겠습니까?"
형님 친구는 조심스럽게 부탁했습니다.
화상 부위를 함께 보았던 아버지는
빠른 속도로 약국으로 가서
포도당이 담겨있는
링겔 한병을 구입해 오셨습니다.
주사바늘을 통해 흘러내리는
포도당 링겔은 곪아버린 상처를
강하게 훑어내렸습니다.
누렇고 두터운 고름이 벗겨지면서
바알간 속살이 드러났습니다.
주사바늘이 지나가는 부분은
너무 시원했습니다.
바알간 속살이 햇살을 받아서
새로운 세상을 바라보는 것 같았습니다.
"오늘은 내가 아무것도 가져오지 못했는데
당장 바세린만 살짝 바르고
내일 치료제를 가져와도 되겠습니까?"
우리가 부탁도 드리지 않았는데
기꺼이 내일 오시겠다고 하니
누가 반대할 수 있었을까요?
나는 속으로 생각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