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기기(補助器機)를 맞추다(1)

굽어져 있던 허리가 곧게 펴지다

나는 고2말까지 보조기 없이

흐느적거리는 두다리에

육중한 나의 몸을 의지하여 다녔습니다.


내 두다리에 대해

잠시 소개하겠습니다.

오늘쪽 다리는 전혀 힘이 없었습니다.

반면 왼쪽 다리는 내딛는 힘은

조금 남아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나는 착각했었지요.


다시 말하면

왼쪽 다리는 건강한 줄 알았지요.

나중에 알게된 일이지만

의사들이 제다리를 보고서

"양하지마비(兩下肢痲痺)"라고 했을 때

"한쪽 다리는 건강한데

왜 그러지?"하고 의문을 품었지요.


사실 이십대 중반이 되어서야

내 혼자힘으로 나의 왼발을

들어올릴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지요.

이렇게 저자신도 자신의 몸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습니다.


아파트 앞 나뭇잎

그러던 어느날

아버지는 나를

신문로(新門路)로 데리고 갔습니다.

그 동네에는

"보조기상사(補助機商社)"

좌우로 즐비하게 서있었습니다.


"보조기?"

낯선 용어에 대해 궁금했지요.


조그마한 가게 사장님은

나의 두다리를 주의깊게 살펴보았습니다.

"어렸을 때 와야했는데

너무 늦었군요.

다리가 너무 휘었습니다."

이때까지도 나는 이 말의 의미를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앞에서 설명해드린대로

건강하다(?)고 착각했던 왼쪽 다리에

모든 것을 의지했기에

이미 나의 왼쪽 다리는

심하게 휜 상태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다리 상태를

전혀 감지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눈에 보이는 육체 상태도

온전히 파악하지 못하는 내가

보이지 않는 내 마음과 심정을

제대로 파악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겠지요.


'어렸을 때부터 보조기를 장착했다면

이렇게까지 다리가 휘어지지

않았을텐데.'

사장님께서 속으로 내뱉는

넋두리는 고등학교 2학년 말에

찾아온 나를 보며 안타까워 하는

심정의 표현이었지요.


세상 참 아이러니하지요.

객관적으로 나를 바라보는 분은

나를 보고 힘들어하시고

정작 저자신은 무감각하니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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