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서 처음 수련회를 가다
청년이 되고
백수가 되었지만
고등학교 시절보다는
활동반경이 넓어졌습니다.
그만큼 나의 선택과 결정이
나의 삶의 여정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청년회에서는 여름수련회 장소를
안면도(安眠島)로 정했습니다.
1976년 당시 안면도는
전혀 개발되지 않은 섬이고
서울에서는 충남서산(忠南西山)을 거쳐
태안반도(泰安半島) 내륙으로 들어가야
만날 수 있는 곳이었지요.
아주 고운 모래사장이 길게 펼쳐져있고
관광지로서는 전혀 개발되지 않은
처녀림(處女林)과 같은 신비의 장소였지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참석하는 청년 여름수련회는
나에게 집을 떠나 가게되는 일이었지요.
대형버스를 대절해서
우리는 안면도로 향했습니다.
목발을 짚고 발판이 높은 대형버스로
올라가는 일은 쉽지않았지만
그래도 젊고 팔힘이 강한 청춘이기에
솜털처럼 가볍게 날아올랐습니다.
고속도로로 진입하고
서해안을 돌아 국도를 통해
버스는 신나게 달렸습니다.
무려 4시간 30분을 달려서
바다가 보이는 모래사장 위에
버스는 정차했습니다.
"어? 버스 바퀴가 모래에 빠지지않네!"
청년들이 버스에 내려서
모래를 밟으면서 비명을 질렀습니다.
"뽀드득 뽀드득...."
나도 버스에서 내리면서
"목발이 모래 깊이 빠지면
어떻게 발걸음을 옮길까?"하며
걱정했지만,
걱정은 곧장 기우(杞憂)에 지나지 않았고
도리어 깊은 안심과 함께 환희(歡喜)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루가 지나가기 전
심각한 상황이 전개되기 시작합니다.
서해안(西海岸)을 바라보며
서울에서 전혀 볼 수 없는
밤하늘의 별들이 반짝이는 것을
바라볼 때에는 신비하기 그지없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텐트 안에서
겪게되는 끔찍한 일이었습니다.
"안면도의 모기는 엄청 강하니까
다들 긴팔과 바지를 착용하고
가능하면 손과 발도 비닐 등으로
감싸야 합니다."
조장의 친절한 멘트는
우리를 안심시켜주었습니다.
텐트 안에 굵은 모기장도 설치했지요.
이러는 순간.
모기장 외부 텐트 안쪽으로
그야말로 굵은 모기들이 떼를지어
곤두서서 박혀있는 것이 아닙니까?
섬찟했습니다.
피부에 작은 돌기가 솟아오르는 것을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잠에 들었습니다.
얼마나 깊이 잠을 잤을까요?
나는 눈을 떴습니다.
텐트 안에 같이 잠을 청한 동료들이
나때문에 깨지않게 하기 위해
조심스럽게 몸을 움직였지요
하지만 이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웬지 텐트 안에 "나 혼자"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손과 발목이 무엇인가에게
물린 것 같이 매우 간지러웠습니다.
나는 잠자리에서 일어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텐트 안에는 "나혼자"만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