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과 바다, 어떻게 즐기나요
텐트에 혼자 덩그라니 남겨져서
나는 황당했습니다.
스물스물 텐트 바깥으로
기어나왔습니다.
하늘은 까맣고
별들은 하늘을 가득 채웠습니다.
서울 도심에서는 전혀 볼 수 없는
새롭고 신비한 세계가 눈 앞에
펼쳐지고 있었어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장관(壯觀)이었습니다.
그런데 텐트 안에 있어야 할
사람들이 모두 텐트 바깥으로 나와 앉아서
죄다 다리를 벅벅 긁고있는것 아니겠습니까?
"아니 나만 가려운 것이 아니라
다들 가려워서 여기 앉아있는거에요?
모기에게 물리지 않으려고
만반의 준비를 했는데.
도대체 왜 이런 거지요?"
새벽 하늘에는 찬란한 별빛이
모래사장 위에는 벌레에 물린
팔다리를 벌겋게 내놓고
벅벅 긁으면서 서로 얼굴을 쳐나보는
젊은 남녀 군상들의 모습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기이한 화폭(畵幅)이리라.
"모기가 아니라 모래 안에 있는
물벼룩이 우리를 문거라고 하네."
일년 선배가 얼굴을 찡그리며
나에게 푸념하듯이 내뱉습니다.
어느새 붉은 태양은
수평선 위로 얼굴을 드러내고
어둠은 쏜살같이 도망쳤습니다.
"자 이리 들어와요.
물벼룩에 물린 사람들,
바닷물에 몸을 담그면 깨끗이 사라져요!"
아하! 아하!
바닷물? 바닷물?
나는 태어나서 처음 바닷물을
보았습니다.
국민학교 졸업여행을 송도(松島)로 갔을 때
갯벌만 보았을 뿐이었지요.
나는 목발을 짚고 백사장을 가로질러
바닷물로 향해 나아갔습니다.
그러나 순간
나는 비틀거리며 기우뚱하고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아이쿠 어!! 어!!!"
순간 모든 이의 시선(視線)이
나를 향했습니다.
"어!!!! 어!!!! 어!!!"
나는 다시 일어나려고 몸을 추스렸지만
밀려오는 파도에 다시 쓰러졌습니다.
그리고는 잠시동안
일어나기를 포기했습니다
아니 나자신을 바닷물 깊이 담궜습니다.
바닷물을 한웅큼 손에 담아서
입술에 넣는 순간
나는 구역질을 하면서 송두리째 내뱉었습니다.
바다에 넘어진 나를 보고
비명을 지르던 이들이
썩은 표정으로 바닷물을 내뱉는 나를 보고
다들 배꼽을 잡으며
박장대소 큰소리로 웃기 시작했어요.
퉤퉤퉤!!!
나는 다시 목발을 짚고 몸을 추스려
다시 일어났습니다.
동료들이 앉아있는 텐트 가까이 다가서면서
나는 또다른 고민에 빠졌습니다.
이렇게 수련회 둘째날이 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