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깊이 떠내려가다
청년들은 단단한 백사장에서
배구를 하느라 여념(餘念)이 없었습니다.
바닷가에는 마실 물이 없었어요.
지천에 넘치는 것이 물이지만
염분(鹽分)이 높은 바닷물로는
밥을 지을 수도, 목이 마를 때 마실 수도
없다는 사실을 그제서야 알게되었습니다.
참... 늦지요?
나는 바닷물에 몸을 담그고
그 위에 뜨고 싶었습니다.
"어디 좋은 방법이 있을까?"
나는 혼자 속으로 궁시렁거리고 있었지요
그래도 바다에 왔는데
바닷물에 한 번 몸은 담궈봐야 하지 않을까?
이러던 차에 한 친구가
저에게 다가와 말했어요,
이 제안을 받자마자 내 눈은
마치 사슴 눈처럼 크게 떠졌습니다.
나는 친구의 도움으로 매트리스 튜브를
바다에 띄워서 그 위에 몸을 실었습니다.
사실 이조차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수차례 매트리스에서 미끄러져서
바닷물에 빠지기가 십상이었지요.
드디어 나는 바다 위에 떴습니다
아래는 바닷물, 위에는 푸른 하늘.
마치 구름 위에 몸을 실은 듯
나는 공중을 떠나니는 것 같았습니다.
우주에서 유영(遊泳)하는 것이
바로 이런 느낌이리라.
나는 두팔을 크게 벌려
노젓듯이 좌우로 흔들며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뒤늦게 알게된 것은
썰물시간에 매트리스 튜브를 타다가는
육지와 멀어져서 다시 돌아올 수 없다는
귀한 사실이지요.
밀물과 썰물을 통해 바닷물이
이동하는 그 힘과 위력은
나의 두팔로 결코 감당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지요.
이 사실을 조금만 일찍 깨달았다면.
조금만 더 일찍 알았다면 좋았을 것을.
나는 두팔을 저어서 내가 가야할 방향대로
매트리스 튜브를 조정할 수 있는 줄
알았습니다.
잘 가는 줄 알았지요.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을까?
나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저 멀리. 저 머---ㄹ리에
우리 동료가 무리지어 놀고 있었다는
사실 이었습니다.
나는 힘껏 팔을 저어 가까이 다가서려고
애를 써보았지만, 내가 수고하는 것으로는
도저히 다가갈 수 없었음을...
아차 늦었다고 생각할 즈음
누군가가 나의 목발을 들고
나에게 뛰어오는 것이었습니다
내 친구였습니다.
그는 내 이름을 여려차례 불렀나봅니다.
하지만 철썩이는 파도소리에
친구 목소리는 깊이 묻혔고
백사장에 덩그러니 버려진 나의 목발을
두손에 들고 저 멀리 떠내려가버린
나를 찾아 뛰어온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