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 같은 직장생활

결국 병원비지출이 더 커요

눈 뜰 때부터 눈 감을 때까지

부품조립(部品造立)하는 일은

계속되었습니다.

적절한 근무환경이 조성된 것이 아니었지요.

테이블이나 책상이 있고

의자에 앉아서 일을 하는 것이 아니었어요.

교자상(交子床)인 커다란 밥상을

방 한가운데 펼쳐놓고

식구들은 모두 구부정한 허리로

전자부품을 조립하지요

나는 부품이 제대로 조립되었는지를

검토하고 커터(cutter)로 절단하고

소리가 나도록 제대로 작동하는 가를

시험운전하는 일은 내몫이었습니다.


세상에 있는 수많은 직업들

그중에서도 제조(製造), 조립(造立)하는

생산라인의 대부분은 같은 일을

기계와 같이 단순한 일을

반복하는 공정(工程)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집안에서 이루어지는 이와같은 일들

대부분은 대동소이했습니다.


20대초반의 나.

비록 두다리는 힘을 잃었지만

보조기를 장착하고

세상이 넓다는 사실을

조금씩 깨달아가는 젊은이로서

감옥(監獄)같은 곳에서

동일한 일을 단순반복(短純反復)하는 것에 매여있다는 것은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었습니다.


그래도 매달 완성된 제품을 납품하면서

주머니로 들어오는 현금은

잠시잠간동안 즐거움이었나는 것은

부인할 수 없었습니다.


햇볕을 본 적이 얼마나 되었을까요?

일주일에 한번 교회를 다녀오는 일 이외에

바깥세상을 맛보는 일이 쉽지 않았습니다.


약 일년이 지났을까요?

교자상에 엎드리어 납땜을 하는 일을

하다보니까

어느날 아침 나는 이부자리에서

일어날 수 없었습니다.

"아!!! 허리!!!!"


부축을 받고 간신히 일어나

목발을 짚고 섰을 때

다시 주저앉게 되었습니다

끊어질 것 같은 허리통증은

나의 온몸을 마비된 것 같이 사로잡았습니다.


간신히 택시에 몸을 싣고

침술원(針術院)으로 갔습니다.

시각장애인 침술사는 몇군데 허리를

만져보시더니 "허리 디스크입니다."라고

진단을 내렸습니다.


이 말을 들은 아버지는 놀랐습니다.

나는 "디스크"가 어떤 질벼인 지 몰랐습니다.

내가 아는 디스크는 "LP Disc"정도였지요.


며칠동안 침을 맞으러 다녔지요.

집에서 영계(鷄)에 지네를 넣고 푹 끓이면서

"허리에는 이게 최고야."하면서

민간요법(民間療法)에 치중했습니다.


결국 보름정도 조립하는 일은 중단되고 말았지요.

물론 내가 하는 일만 중단한 것이지요.


나는 속으로 궁시렁거렸지요.

"수입보다 치료비가 더 들겠네."


지금에서야 돌이켜보건대

가장 좋지않은 작업환경에서

이루어진 그릇된 작업의 반복이

고질적인 허리병을 유발했다는 결론을

갖게되었지요.


중요한 것은

당시 가난한 동네에서

이와같이 하청을 통해 일하는 가정들이

매우 많았다는 것입니다.

'인형만들기, 전자제품 조립.

LP판 봉투붙이기 등'


특별한 기술없이 집에서 일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은 내재해 있지만

결국 장기간 노동에 부적절한 작업환경,

노동대비 적은 수입과 아울러

잦은 질병으로 인해 빈곤으로부터의 탈출은

쉽지않다는 것입니다.


결국 허리통증에도 불구하고

이 전자제품 조립하는 일은 지속되었습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