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객(客)지기

언어가 달라도 너무 달라요.

신학교(神學校)에 들어갔다.

나는 목회자로 부름받지 않았다.

아니 그런 소명(召命)자체가 없었다.

예수님을 믿는다고, 조금 열심이 있다하여

죄다 목회자가 된다고 하면

누가 교인, 신도가 되겠는가?


어쨌든 나는 신자(信者)로서

신학교에 입성(入城)했다.


첫날 같은 학년의 비슷한 나이또래

남자가 단상(壇上)으로 올라왔다.

이제 신입생인데 그의 풍채나 목소리를 보니

이미 수십년동안 목회를 한 사람같았다.


더욱 낯선 것은 그가 사용한 언어였다.

"이 선지동산(先知童山)에 불러주신

하나님 아버지의 지고지순(至高至純)하고

거룩한 뜻을 받들어 우리가 이곳에 ..."


나는 의아했다.

"선지동산? "

어렸을 때부터 들었던 선지는

선짓국 밖에 없었는데, 무슨 뜻이지?


태어나면서 부터 교회를 다녔지만

생소한 단어를 듣는 순간

나는 외계인(alien)이 된 느낌이 들었다.


"이분들은 입학식 첫날

이미 목사님 전도사님이 된 것일까?"


목회자가 되려는 생각이

추호도 없는 나에게 이런 분위기는

매우 낯설고 이상했다.


순간

이상한 나라의 객(客)지기가 된

느낌이 들었다.

목발을 짚고 계단을 오르내리며

저녁부터 새벽까지 밤을 새면서

장사를 하면서 그야말로

세속(世俗)의 밑바닥을 헤집고 다니다가

아침에는 거룩해보이는 사람들과

같은 공간에서 호흡하면서

낯선 언어로 가득한 생소한 공기를

들이마시는 일이 나에게 가능할 것인가?.


숨이 막힌 듯한 중압감이

나도 모르게 나를 짓누르기 시작했다.


어떻게 하루가 흘렀는지 잘 몰랐다.


계단을 힘겹게 내려오는데

"저 초면에 미안하지만

천원만 빌려줄 수 있어요?"


아니 이게 무슨 황당한 일인가?

초면이라고 하면서 돈을 빌려달라고 하고

만원도 아니고 천원을 빌려달라고 하니.


나는 한손으로 목발을 잡고

주섬주섬 주머니를 뒤져서

천원짜리 지폐를 꺼냈다.

"여기 있습니다.

갚지않아도 되요."

나는 다시 목발을 짚고 계단을 내려왔다.


천날부터 낯선 세상을 지루하고

긴여행을 마친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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