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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스타일은 내가 결정할꺼에요 (8)

낯선 적음

다행히도 나에게는 예원이가 있었다.

나는 시설 선생님에게 예성언니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선생님 집을 나간 예성언니가 걱정되요.

엄마는 언니를 찾을 생각조차 하지않아요.

언니도 우리와 같이 있으면 안될까요?"


선생님은 내 이야기를 듣고 잠시 멈칫하셨다.

"그래 알아볼께"


우리는 적응력이 뛰어난가보다.

낯선 잠자리.  낯선 얼굴들, 낯선 공간.

모두 낯설고 새롭다.

하지만 나와 예원이는 짧은 시간동안 낯섦 속에 쉽게 녹아들어갔다.

마치 이곳에서 오랜 시간 살아왔던 것 처럼.


한번도 해보지 않던 프로그램이 많았다.

"책 읽고 발표하기"

"Old Pop Song 부르기"

"축구를 통한 자아성장 프로젝트"

"오감(五感)여행"

"전통문화(傳統文化) 체험하기"

 "이색직업 시장  찾아보기" 등등


나는 모든 프로그램을 경험해보고 싶었다.


그래야 집에서 겪었던 기억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았다.


예원이는 친구도 만들었다.

좀처럼 보기힘든 밝은 표정, 웃음이 떠나가지 않는 모습으로 지내고 있다.

마치 이곳에서 태어난 것처럼 매일 친구들과 뛰어다니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언니 나 영어공부도 해.

 언니도 하니?"


예원이는 언니와 엄마 생각을 전혀 하지않는 것 같아 보였다.

"아니 어떻게 매일 저리 즐거울 수 있을까?"

나의 입에서도 나도 모르게 노래가 흘러 나오고  있었다.

"Over the Rainbow"

"Hundreds miles"

"Do-Re-Mi song"

"Let me there in the morning"

나는 노래부르는 것 이상으로 노래외우는  일에 재능이 있는 것 같았다.

영어도 잘 못하는데 이런 노래를 외워서 중얼거리며 다니고 있는 나 자신이 신기했다.


다른 친구들은 이런 나를 신기해한다.

자기들은 영어 알러지가 있다고 하면서 ...

"우리는 예지 언니가 머리가 참 좋다고 생각해.

 아니 오래도 참 잘하잖아.

 우리는 도대체 외워지지가 않아."

명숙이란 아이가 이렇게 말하자 미영이란 아이도 맞장구친다.

"나는 말이야.. 영어노래 시간이 끝나면 머리가 하얘져.

 아무 생각도 아지 않아.. 그런데... 예지 언니를 봐.. 

 영어로 노래하며 다니잖아..요사이는 다른 수업시간이나 프로그램 시간에도  신나게 불러"


나는 이런 칭찬의 말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아니 나의 머리가 좋다는 말은 처음 듣는 말이다.

게다가 노래를 잘한다고? 와우,..


명숙이는 BTS 극렬팬이다.

"언니..나는 BTS노래를 너무 좋아해.. 그런데.. 따라 부르지는 못해..

  참 이상하지?'


이렇게 아무생각없이 즐겁게 시간이 흘러서 두달 정도 되었을 때이다.

"예지, 예원아."

선생님은 우리를 부르셨다.,

"에성이는 다른 쉼터에서 생활을 잘 하고 있다고 들었어.

 지금 거기에서 잘 적응하고 있다며 너희들 소식을 궁금해 했어.

 아마 시간이 지나면 언니와 만날 수 있는 시간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애."


나와 예원이는 언니 소식을 들으면서 마음을 놓았지만, 함께 지낼 수 없다는 말에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그런데.. 샘.....언제가는 우리 셋이 같이 지낼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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