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에게만 재주가 없을까?

또다른 재능을 찾아서

사실 나에게는

특출난 재주나 은사가 잘 보이지 않는다.

어떻게 이 시간까지 살아왔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내 친구들을 살펴보면

하나같이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글을 잘 쓰는 친구

공부를 정말 잘 하는 친구

말을 잘해서 주변을 흡수하는 친구

마음 씀씀이가 넉넉한 친구

다른 연약한 이를 잘 돕는 친구

노래를 많이 알고 잘 부르는 친구

그림 특히 캐리커쳐나 캘리그라피

그리고 드로잉을 잘 해내는 친구

운동 특히 구기나 달리기를 잘 하는 친구

컴퓨터에 남다른 전문성을 가진 친구

이런저런 재능을 소유한 친구들을

곁에 두고 바라보며 살아왔다.


이들과 즐거운 교제를 나누고

집에 들어와

혼자만의 시간을 갖게되는 경우를

때때로 가질 때가 있었다.

"나에게는 왜 아무 것도 없을까?

부자도 아니고

달동네에서 살고 있는데

다리에 힘도 없어 목발을 짚고 있고

이 정도의 나라면

적어도 단 한가지의 재능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아주 가끔 달빛이 창문을 통해

슬며서 내 곁에 자리잡을 때가 되면

나는 우울에 빠지고 좌절과 친해진다.

"왜 나만 이래야 하는가?

왜 나만 무능해야 하는가?"


심각한 상황에 빠지게 되니까

나는 바깥 출입도 자제하게 되고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에서는

시선이 분산되는 곳에 앉아있거

발표를 해야 할 기회가 주어지면

소심해져서 벌벌 떠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이렇게 결코 짧지않은 시간을 살다가

결정적인 계기를 마주했다.

친구 중 하나는 참 재주를 많이 가졌다.

문학, 음악, 미술, 상식 등 다양한 분야에서

탁월하게 눈에 띄었다.

그가 행사를 준비했었다.

나는 멀찌감치 떨어져서

친구가 하는 일을

곁눈질로 살펴보고 있었다.


그는 행사의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과정을 주도했다.

사실 다른 친구들이나 후배들이 있었지만

그들이 많은 도움이 되지 못했다.

행사준비의 거의 대부분을

친구 혼자 감당하고 있었다.

그는 완벽주의지향의 성격이 있어서

매우 꼼꼼하게 철저하게 준비를 했기에

모든 행사는 아주 잘 진행되었다.

나는 그를 보면서 감탄했다.

하지만 행사가 끝난 뒤 그는

여러날 후유증을 앓았다.

매우 피곤해했고 때로는 푸념을 뱉었다.

"도대체 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않아.

죄다 도움이 되지않고 걸리적거려."


내가 보기에도 그의 말이 옳았다.

나자신도 그에게 도움이 되지 못했으니까.

또다시 나는

나의 무용성(uselessness)에 대해

힘들어했기 때문이다.


그후 약 1년 뒤,

이와 정반대 되는 상황을 경험했다.


한 선배님은 수학교사였지만

미술에도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 청년들이 연극을

무대 위에 올려야 하는데

커다란 무대배경이 필요했다.

그래서 그 선배에게 정중하게 부탁을 드렸다.

"~~내용으로 무대배경을

그려줄 수 있겠습니까?"

그분은 흔쾌히 허락했다.

이번에도 나는 그분이 하는 일을

곁에 서서 지켜보아야 했다.

선배는 나에게 "색칠하기 좋아하는

고등학생 네 다섯 명만 모아줄래?"라고 부탁했다.

잠시후 선배는

대형 모조지 전지 다섯장을

바닥에 펼쳐놓았다.

그리고 그려야 할 배경그림의 윤곽을

크고 굵게 그리기 시작했다.

내가 보기에는 엉성해보이는 그림이었다.

잠시후 선배는

다섯명의 고등학생들에게

색칠할 것을 부탁을 하고 자리를 떴다.

"다 끝나면 나를 불러."

이것이 끝이었다.

고등학생들은 신이나서

선배가 그린 윤곽선 안에

부탁받은 색을 입히기 시작했다.

약 두어시간 정도 흘렀을까?

고등학생들의 색입히기가 마무리되었다.

마무리 된 그림을 대하면서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이게 뭘까? 도대체!"

잠시후 선배는 올라와서

고등학생들을 칭챤하며

약간의 간식과 아이스크림을 건네주었다.

"흠 좋은데. 잠깐 몇군데 손을 볼테니까

다 끝나면 무대에 설치해도 되요."

약15~20분 정도 흘렀을까?

그 그림은 하나의 화폭이 되어

무대 위에 진열이 되었다.

그제서야 나는 그 그림을 미해했다.

"와우 멋지네요.

조각조각을 분리해서 바라볼 때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다 연결해서 하나의 작품으로 보니까

멋진 배경작품이 되었네요.'

너무 신기했고 그 과정과 결과는

신비 그 자체였다.

Pictured by Chatgpt

'전문성'의 활용방법에 땨라

이와 같은 결과가 이루어자는구나.'


이 두사례의 공통점(Similarity)

두 분 모두 남다른 탈렌트(Talent)를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점에서는 나와 전혀 달랐다.

나에게는 이 두분이 소유한

탁월성(卓越性, Excellence, Transcendentalism)이 없었다.


차이점(Difference)은

모든 일을 혼자 다 하려는 것과

다른 사람에게 분배하여

함께 하려는 것에 있었다.

나는 차이점(差異點)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분배(Distribution)와 위임(Delegation)

나의 관심은 몰입하기 시작했다.


"이 부분을 나의 장점과 재능으로 삼아야겠다."

나는 골똘히 생각했다.

두번째 사례에서 선배는

무작위(無作爲)로 선발한 고등학생을 신뢰했다.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을 그들에게 맡겼다.

그리고 시작과 마무리는

철저하게 자신의 책임으로 감당했다.

나는 이 부분을 나의 재능으로

삼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서 나에게 가장 소중한 과업은

"사람을 가장 귀하게 여기는 일"이요

( I decided to cherish the people closest to me as much as I value myself.)

많은 사람들을 나의 동역자로 삼는 것이다.


삼십대 이후 부터

나는 이 일에 전력을 기울였다.

정년퇴직할 때까지 나는 동역자들과 함께 했다.

하나의 과제가 마무리되면 나는 결과와 공을 동역자에게 돌렸다.

나는 나에게 없었던 재능을 발견했다.

다시 말하면 재능은 없었지만

사람들이 내게 있었다는 가장 귀한 교훈을

나는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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