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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루(Habiru)" 입장에서 읽는 출애급기(3)

준비되는 지도자

모세는 이집트 궁전에서 성장했다.

이집트의 문화를 배웠다.

고대 이집트(Ancient Egypt)는 기원전 5,000년부터 시작된 인류 문명의 시작을 가지고 있다.

람세스가 통치할 때만 해도 이집트문명은 약 3,000년이상의 역사를 지니고 있었다.

당시 고의 문명과 역사,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들이 이룩한 문화는 피라미드를 롯하여 상형문자, 그림 등 수 없다.

지중해 지역(Mediterranean world)에서 이집트의 위치는 가장 탁월한 곳애 있었다.


하비루는 국가도 민족도 아니었다.

일개 부족이 이집트에 내려와서 정착했을 뿐이고, 하비루와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갈 뿐이다.

YHWH에 대한 신앙이라고 하는 것도 명료하게 전해져 내려온 것도 없었다.

문헌도 존재하지 않았다.


모세는 하브리인으로서 당대 최고의 이집트에서 최고의 학문을 배운 것이다.

그의 몸에 배어 있는 것은 이집트문화이다.


그러나 모세는 이집트에 대해서 배웠지만, 그의 정신에 새겨진 것은 히브리인의 것이었다.

이집트의 공주는 유모를 구했다.

그 유모는 다름 아닌 모세의 어머니 요게벳(Jochebed)이었다.

히브리인 전통에 의하면 히브리인이 되기 위해서는 어머니가 히브리인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전제된다.

어머니의 무릎에서 자란 아이, 어머니에 의하여 제공된

정신교육을 받은 아이가 히브리인이 된다는 주장이다.


모세는 이집트 궁궐에서 이집트 공주의 아들로 자라면서 이집트 문화를 배웠지만,

그의 정신에는 하비루의 정신이 깊이 새겨있었던 것이다.

즉 모세는 자신도 모르게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은 옷을 입고 살아왔다. 

외견상으로는 이집트인이지만, 내면으로는 히브리인이었다.


당시 궁궐밖에 고초를 겪는 하비루에 비하면,

 모세는 엄청난 헤택을 누리며 살아가는 사람이다.

는 육체적 고통을 겪지 않았다.

하지만 내적 갈등을 겪으며 살아갈 수 밖에 없었다.


"나는 이집트인인가? 히브리인인가?'

이러한 갈등 속에서 모세는 나이 40이 될 때까지 이집트인으로 살아갈 수 밖에 없었다.

모세의 나이가 40이 되었을 때, 의도적이었는지 아니면 우발적이었는지 모르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는 본의 아니게 살인자가 되어버렸다.


하비루에게는 지도자가 없었다,.

아니 지도자가 있다면 그는 이집트 왕이었을 것이다.

그의 통치를 받고, 그의 지시를 따라 순종해야 하는 삶을 살았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지도자가 존재하거나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일은

매우 거추장스러운 일에 불과했다.


자유를 맛보지 못한 자에게 '자유'는 오히려 불안감을 제공한다.

자신의 삶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필요가 없었던 자에게

"네 스스로 해보라!"는 명령은

마치 '지옥으로나 가라!'는 명령과 같은 것이다.


하비루들은 언제나 주어진 명령을 따라 살아가는 일에 익숙해있다.

그러던 어느날 아주 사소한 일로 하비루 안에 다툼이 있었다.

이러한 일은 생경스러운 것이 아니었다.

층민(下層民)에게는 하루에도 여러번 일어나는 해프닝일 뿐이다.

서로 부대끼다가 다투고, 경계를 나누다가 시비를 걸고,

먹을 것 하나로 인하여 갈등을 겪는 일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게다가 이집트인들이 하비루에게 폭력을 행사하거나 학대를 가하는 일은

그리 놀랄만한 일도 아니다.

지난 수백년간 이러한 억압 속에서 숙명처럼 연명해 왔던 것이 하비루의 삶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모세는 이집트인이 하비루인에 폭력을 가하는 것을 보았다.

사방을 둘러보니 아무도 없었다.

모세는 이집트인을 죽였다. 그리고 그를 땅에 묻었다.

모세는 자신도 모르게 의협심이 솟아나는 것을 느꼈다.


그 다음 날이었다.

그날은 하비루인들이 서로서로 다투고 있었다.

모세는 이 일에 개입하였다.

"왜 동족끼리 싸우는가?'

모세가 하고자 했던 일은 다툼을 말리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상황은 모세의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누가 너를 우리의 재판관으로 세웠는가?

 누가 너를 우리를 다스리는 자로 삼았는가?

 어제는 이집트인을 죽이더니 오늘을 우리를 죽이려고 하는가?"


어제, 이집트인을 죽인 일은 아무도 보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누군가가 그 사건을 목도했던 것이다.

모세는 자신이 행한 일이 온천하에 드러났다는 것을깨달았다.


이 소식은 곧장 파라오의 귀에 전달되었다.

파라오는 자신을 속인 모세를 죽이려고 했다.

모세는 지난 40년간 살아온 모든 과거가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모세는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는 파라오의 눈을 피하여 미디안 광야에 머물게 되었다.


하비루, 우리에게는 아무 것도 아닌 일이 순간 스쳐갔을 뿐이었다.

이러한 일이 후에 어떤 역사를 만들어내리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앖았다.

하비루, 우리는 이렇게 역사가 흘러가는 것이 매우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뿐이다.

수백년간 이렇게 살아왔으니.

여기에서 어떤 생각과 기대를 더할  것인가?


본래 민족도 아니고

지도자도 없이 흘러온 역사.

그것이 하비루의 운명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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