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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시아 Dec 18. 2022

이제 겨울 시작인데

봄을 노래하다니

꽃한테 아이 이쁘다~~ 하는 고양이



                       

                          정여민


꽃이 얼굴을 내밀었다


내가 먼저 본 줄 알았지만

봄이 쫓아가던 길목에서

내가 보아 주기를 날마다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먼저 말 건 줄 알았지만

바람과 인사하고 햇살과 인사하며

날마다 내게 말을 걸고 있었다


내가 먼저 웃어준 줄 알았지만

떨어질 꽃잎도 지켜 내며

나를 향해 더 많이 활짝 웃고 있었다


내가 더 나중에 보아서 미안하다





어제 딸아이가 보여 준 시다.


이 시를 바탕으로 다른 시를 지으라는 수행평가를 했는데 매우잘함 받았다고 얼굴 가득 미소를 지으며 내게 뿌듯해하며 말했다.


꽃이란 단어 대신에 친구를 넣고 조금씩 말을 바꿔가며 시를 완성해 낸 조그만 글자 하나하나가 참 귀엽다.


늘 지나가던 길목에 오늘은 나도

아무도 모르게 피어난 조그만 꽃들을 보고 잠시 눈인사를 좀 나눠봐야겠다.


거기 있었구나~ 꽃~^^

너 참 조그맣지만 예쁘구나~ 








지난봄에 끄적끄적 흔적을 남겼던 것인데

'시'는 참 언제 보아도

옳다 옳아.


시는 밀물 되어 감동 한 움큼 주고 가는데

시린 바람만 남은 하얀 길 위에 흐드러진 꽃은 만날 수 없겠지.

따순 봄을 벌써 기다린다.


           -친정 가는 길에 잠시 드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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