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무딘 마음을 가진 사람은
원래 태어날 때부터
태생이 무딘 건 아니었어
무수히 많은
뾰족함과 날카로움으로
셀 수도 없이
찔리고
베이고
상처가 났었대
얼마나 많은 상처에
울었는지는
아무도 몰라
혼자만 알고 있지
너무 아파 죽을 것만 같던 고통도
시간 흘러 다 낫고 나면
그 자리엔
전에 없던
전보다 더 튼튼하고
강한 모습을 한
새살이 돋아나왔어
내 몸에서
제일 나중에 태어났지만
나를 참 열심히 보호해 주지
단단한 모습으로
씩씩한 모습으로
나를 지켜줘
내 아픈 마음도
무뎌졌어요
라는 말은
"이제 상처를 줘도 아프지 않아요."
"상처를 줘도 나는 이제 끄떡없어요."
가 아니라
"그동안 상처를 참 많이 받았어요."
"더 이상은 상처를 주지 말아 주세요."
라는 말이야
단단해 보인다고
씩씩해 보인다고
아픈 표정을 지어 보이지 않는다고
이젠 더
상처를 주지 않았음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