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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시아 Jan 30. 2023

넌 우울할 때 뭐 해?

난 우울할 때 내 글을 읽어

우선 한 번 웃고 시작하겠습니다.

푸하하하하

너무 웃기지 않습니까?


내가 내 글을 읽고 웃는다는 게 말이죠.

바보도 아니고

내가 쓴 글을 읽고 웃기다고 끅끅거리며 웃는다는 게

정통바보는 아닌데 뭐랄까~ 살짝 고상한 바보라고나 할까.


네. 저는 우울할 때는 제 글을 읽습니다.

예전에 써 놓은 글을 읽다가 어~! 문맥이 매끄럽지 않네~

하며 뒷북치듯 문맥을 손보기도 하고


와. 이런 얼토당토않고

어처구니없는 글을 내가 썼단 말이야? 하며 까르르 웃기도 합니다.


또 가끔

도대체 어떻게 알고 예전 글을 읽어주시는지

예~~~~ 전 글이 읽힌 흔적이 있으면

얼굴 모르는 그분의 입장이 되어 나는 아까 내 글을 읽어주시던 그 독자다 하고 최면을 걸어 글을 또 읽어보는 것이죠~ ㅎㅎ


내가 썼는지 누가 썼는지 기억이 희미해질 정도로 한참 시간이 흐르고 나면 제3자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글을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그럼 참 재미있습디다.


솔직히 내 글을 읽고 누가 평가라는 걸 좀 해주었으면 좋겠다~~ 싶다가도

구독자님들께서 제게 특별히 억하심정이 있지 않는 한


이번 글은 여태껏 본 것 중에 제일 별로였습니다.


하실 구독자님들은 없으실 테니까요.

그런데 또 막상

이건 이렇게 하면 안 되고 저건 저렇게 하면 안된다고 하는 평을 듣는다면

와... 그것 또한 얼굴이 붉으락 푸르락 해져 설라므네 ㅎㅎㅎㅎ

당신은 뭐 얼마나 잘 쓰시길래 지적질이신가요~~ 할 것 같기도 하고 ㅋㅋㅋ

참으로 이중적인 마음이 생길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또 모르지요.


별로입니다.

내 마음의 별(Star)로


라고 이야기해 주신다면야 좋겠지만 누가 그런 말을 해주겠나요. 이제 막 쓰기 시작한 병아리한테. ㅎㅎㅎ


그러니 내가 스스로 제3자가 되어 내 글을 객관적으로 보며 평가를 해봐야지 하게 됩니다. 내가 나에게 칭찬을 해주면 기분은 더없이 좋을 것이고 반대로 비난을 한 바가지 쏟아붓는다 하더라도 남들이 나를 평가하는 것에 비해선 굉장히 부드럽게 받아들이게 될 테니까요.

방금 쓴 따끈따끈한 글 말고 한 달 전 글이나 혹은 두 달 전 글을 말이죠.


원래 바둑이며 장기며, 하물며 오목을 두어도 내가 선수 입장에서 임하는 것보다

옆에서 어깨 너머 구경할 때가 묘수가 더 잘 보이고 상대 실수가 제일 잘 보이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럼, 옛날 옛적 한 옛날의 글이라서 아무도 안 보게 되는 나의 글이지만

뒤늦게 맥락이 맞지 않는 것을 그제야 고치면서 글 연습도 마침 또 하게 되고 그렇게 되는 것이지요.


출간 작가님들께서 하시는 말씀 중에

책을 낼 때는 입에서 비둘기 밥이 나올 때까지 퇴고를 하고 또 하고 또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어떤 눈먼 출판사가 저를 초이스 하는 기묘한 일이 일어나 혹시나 책을 내게 될지 혹은 죽을 때까지 끝끝내 못 내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 퇴고 내 마음속의 퇴고는 연습 삼아 미리 해봅지요 뭐. ㅎㅎㅎ

이것이 바로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는 속담의 대표적인 예시가 되겠습니다. ㅋㅋ


어쨌든 제 글은

내가 읽어도 참 재미있다는 그런 이야기였습니다. ㅎㅎㅎㅎ

키위주스를 한 잔 마셨는데 누가 키위주스에 약을 탔는가 해롱해롱한 것이 

주기적으로 엉뚱한 소리를 해야 살아가는 루시아가 잠시 고삐가 풀려서 끄적여 보았습니다.

너그러운 양해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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