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답 없는 너
심호흡을 깊게 하고
재판장에 선 죄인의 심정으로
사알짝 체중계 위를 올라가 본다
질끈 감은 눈
한쪽만 살짝 실눈을 떴는데
너는 나와 밀당을 하잔다
보여주라는 숫자는
안 보여주고
감감무소식
이제 그만 자고 일어나라고
툭툭 발로 차 봐도
깊은 겨울잠에 빠진 건지
매번 힘든 무게를 안은 너
그동안 많이 고단했구나
이제 그만 널 놓아줘야 하는 거니
에잇
될 대로 되라지
힘들어하는 너 때문에
난 다이어트를 안 하는 걸까
다이어트를 안 한 내 맘 아플까 봐
넌 자는 척을 하는 걸까
기특한 너
넌 정말 배려왕이구나
그러다 날 배려버릴 듯한데?
하지만 난
너의 배려를 외면하고
새삥이면서 보라보라한 것을 주문했지
배려도
작작
하려무나
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