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하지 않고도 보이는 한복에 수놓인, 아니 프린팅 되어 있는 무수한 영어 단어들만 보아도 얼마나 퓨전에 진심인가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주로 아이돌 댄스에는 잘 쓰이지 않는 댄스 구도라던가 주요 멜로디 밑에 깔리는 살짝 다른 멜로디의 얹힘으로 노래를 더욱 입체감 있게 만들어 주는 특징도 엿볼 수 있다.
참 신기하기도 하지.
하루에 나오는 신곡들이 어마어마할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주행'이라는 반짝이름표를 달고 신나게 나오는 곡이 있으니 말이다.
대표적인 곡으로는 "윤하"가 부르는 "사건의 지평선"이 있다. 역주행이 되어 정말 인기가 있는지를 판가름할 수 있는 기준은 커버를 얼마나 많이 하는지로 유추가 가능한데 여가수뿐 아니라 노래 좀 한다하는 남자가수는 물론이고 심지어 외국인도 커버를 내놓았을 정도이니 역주행이 분명하다 말할 수 있겠다.
자신을 위해 팬들이 준비한 슬로건에 울컥하고, 노래를 따라 부르는 팬들을 보고는 또 울컥해서 노래를 제대로 잇지 못하는 모습이 아래 담겨있다.
"비밀번호 486", "오늘 헤어졌어요", "우산", "기다리다" 등 이미 여러 번 히트한 적이 있는 가수인데도 그만큼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고생했던 과거가 떠올라서 눈물이 맺힌 듯한데 지금 당장 이름조차 알리지 못한 무명가수들의 고생은 말해 무엇하랴.
'글'도 마찬가지다.
아니, 노래보다 더 할 것이다. 노래를 감상할 때는 '귀'만 열어 놓고 가만히 듣기만 하면 되지만, 글은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노래보다 더 능동적인 자세를 필요로 한다. 우선 책을 사야 하고 눈을 계속 굴려가며 읽어야 하고 손가락으로 책장을 넘겨줘야 하고 머릿속으로 끊임없이 상상이든 사고든 뇌 회로를 돌려야 하니 말이다.
요새는 읽는 사람은 없고 쓰는 사람만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들을 할 정도로 정말 많은 글들이 쏟아져 나온다. 글이 많으니 책도 많다. 너무 많으니 나오는 족족 파묻힌다. 베스트셀러가 되는 책들은 몇 안 되니 힘들게 책을 낸다 해도 그다음이 기약이 없어 힘이 빠지는 경우가 훨씬 더 많을 것이다.
하지만 유명인에게 인터뷰할 때 항상 빠지지 않는 질문인
유명해진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에 대한 대답은
마치 짠 것처럼
참 한결같다.
지속적으로 포기하지 않고 1년이든 3년이든 5년이 지나든 나의 꿈과 목표를 위해 성실히 열심히 꾸준히 해 왔다는 대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