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이나 지났으니 구독자 피드나 브런치 나우를 통해 내 글을 본 것이 아니라 굳이 "루시아"라는 필명을 검색하여 글을 읽어주셨다는 이야기가 되므로 단계 단계가 참 감사하고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디 보자~~~
어떤 선생님께서 이렇게 친히 나의 브런치를 방문해 주셨을꼬 하고 알람을 눌러 확인하는데!
출간 제의가 들어왔다. 0.0 (놀란 토끼눈)
내 눈을 의심했다.
오늘 혹시 4월 1일인가?
누가 만우절 장난을 치는 줄 알았다.
아닌데, 지나도 한참 지났는데 만우절은?
오히려 이메일을 열기가 주저된다. 열었더니 내 기대를 완전 바스라뜨리는 애먼 이메일일까 봐 망설여진다. 괜히 빨리 열고 기쁨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것보다 그냥 이 기쁨을 좀 더 누리는 쪽을 선택하고 메일 확인 누르기를 잠시 멈춘다. 기껏해야 3분. 너무 궁금하다. 누가 장난을 친 건지, 아님 진짜 제안인지.
이메일을 열어 확인해 보니
장난이 아니다.
출간 제안이 맞다.
출판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둘러보니
눈에 익은 브런치 작가님들의 필명도 보인다.
와... 나에게도 이런 일이 생기다니.
브런치에 들어온 지 정확히 7개월 만이다.
2022년 10월 12일에 처음 들어와 첫 글을 썼고 오늘은 5월 12일이니 날자도 딱 좋다. 정확히 7개월!
남의 이야기인 줄 알았다.
"출간 제안 메일이 왔어요~" 하는 제목의 글들을 보면서 '역시 될 사람은 되는구나.' 하는 마음에 아쉽다가 '책을 내는 사람은 이미 처음부터 다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좌절도 했다.
초반에 그런 심정이었다가 사실 요즘 들어선 많이 내려놓았다.
작가들이 요즘 썩소를 지으며 한 마디씩 내뱉어 유행어가 되어버린
책을 읽는 사람보다 책을 쓰는 사람이 훨씬 많다.
이 말 때문이었다.
"책 내기가 두렵다"라는 제목의 글을 답답한 마음으로 쓴 기억도 난다. 출간 제의가 들어오지도 않았으면서 김칫국을 오지게 마셨던 엉뚱한 나날들.
음... 기쁨도 잠시, 괜한 고민을 하게 된다.
책을 내는 게 맞는지, 자중하며 좀 더 필력을 키우는 게 맞는지.
인생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인데 당장 내일 어찌 될 지 모르는 인생.
책 한 권 내보는 꿈을 이루는 게 맞는지, 괜히 쓸데없이 애꿎은 나무만 희생시키는 건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