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를 하고 자꾸만 콧 속 정리를 깜빡하는 남편.
코털이 자꾸만 자라서 처치곤란인지
콧 속 확인을 안 하는 것이 습관인지
10년이 넘도록 세수 후에 거울로 꼭 확인하고 나오라고 아무리 옆에서 얘기해 주어도 당최 고쳐지질 않는다.
내 말을 귓등으로 듣는 걸까.
고칠 생각이 없는 걸까.
그 정도 허물쯤은 잘생김으로 덮을 수 있다고 믿는 걸까.
그 얼굴 그렇게 아무렇게나 쓰려면 나 줘.
아... 근데 난 여자구나.
남자 얼굴은 필요가 없네.
오랜만의 나들이로 굽이 하나도 없는 단화를 신고 쫄랑쫄랑 뛰듯 걷는 나.
들뜬 마음에 종알종알 얘기하려고 남편을 쳐다본다.
단화 때문에 키 차이가 훌쩍 나버린
남편을 올려다보다가
보고 말았다.
콧속에 이물질을...
"아! 제발 쫌!
코딱지 있잖아!"
신혼 땐 지적하는 것도 미안한 마음에
"음... 자기야... 가서 거울 좀 보고 왕.."
하고 조심스레 말을 해줬는데.
이렇게 살짝만 힌트를 줘도
얼굴이 붉어지던 남편이었는데
이젠 더 이상 창피함 따윈 못 느끼는, 아니 안 느끼는 남편.
급기야 나에게 믿기지 않는 말을 끝내 하고 만다.
"자기가 떼 줘~ 홍홍~~"
"뭐? 뭐라고?!"
쓸데없는 말로 내 비위를 상하게 했으니
냉랭한 목소리로 한 마디 건넨다.
"어떻게 코딱지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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