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루시아 Jul 10. 2023

꺼내 달라고 아우성이어서요

서랍 속 글들이요

서랍 속에 글들을 중구난방 어지럽게 넣어두었더니 많이 답답했는지 자꾸 꺼내달라고 아우성이다. 꺼내달라면 꺼내주는 게 인지상정.

하나의 주제만으로 하나의 글을 뚝딱 완성하면 좋으련만 늘어나지 않는 생각을 주욱 엿가락처럼 늘인다 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나 하는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대본다. 소재의 파편들을 때로 핵심만 언급해도 간결하고 상쾌할 것 같다는 생각에 그냥 날것의 느낌으로 끄집어 내본다.



우쭈쭈. 오래 기다렸지? 이제 나와보렴. pixabay



1. 이제 저 나이면 그만 볼 때도 된 것 같은데 유치원 때 추억이 떠오르는지 막둥이가 오랜만에 포켓몬스터를 시청 중이다. 들려오는 대사 중 호칭 하나가 매우 귀에 거슬린다. 등장인물 중 여자 경찰을 부르는 호칭 때문인데 자꾸만 "여경 누나! 여경 누나!" 하고 부른다. 뭐지? 그럼 남자 경찰은 "남경 형"인가. 발음 참 그저 그렇네. 한 십 년쯤 후면 이 호칭은 과거에 잘못 부른 호칭의 예로 등장하지 않을까 싶다.



2. 아주 오래된 영화 "광복절 특사"에서 죄수가 틈만 나면 땅을 팠었다. 도구는 삽도 아니고 숟가락이었다. 숟가락으로 시도 때도 없이 팠다. 맨 처음 숟가락을 들고 시작하는 모습을 봤을 땐 헛웃음이 나올 정도로 터무니없어 보이더니 점점 깊어지는 땅굴을 보고 꾸준함과 끈기에 감동해 어느새 고개를 끄덕이는 나를 보았다. 비록 탈옥수에게 배워 찜찜하긴 하지만. 그림 하나를 완성하기 위해 수천, 수만, 수십만 번의 붓질을 하는 화가처럼 꾸준하게 끈기 있게 하나의 일을 해나간다면 못할 일이 없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3. 한때 "먹지 마세요. 피부에 양보하세요." 하는 카피가 유행했었다. 난 요새 요걸 좀 바꿔 말한다. "양보하지 마세요. 그냥 내 몸에 다 때려 넣으세요~~" 다이어트는 다음 생에나 도저언~!



4. 심쿵하는 대사를 보았다.

오늘 예쁘게 하고 와~



평소처럼.


꺄아~~~~ 립서비스 정말 쉽다. 이런 거 두세 개쯤 외워 두고 무방비상태의 상대에게 한 번씩 써먹으면 너도 좋고 나도 좋고 기분 좋고 살맛 나고~ 뭐 대충 행복하게 살면 되는 거 아닌가.



5. 나는 인프피(INFP)다. 조금 심심했는지 인프피 3행시를 지어봤다.

! 인간이  슬

! 프을 때

! 피눈물 흘리며 같이 슬퍼해 주는 인간~

세상의 모든 인프피는 아무래도 공감능력은 짱인 것 같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