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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시아 Sep 15. 2023

거절이 익숙하다면 삶은 더욱 행복해질 텐데

거절은 거절하고 싶지만


누구나 거절은 싫다.


누군가를 위하는 마음으로 심사숙고하여 어떤 걸 추천해 주었는데 "음, 그건 별로."라는 답이 돌아온다거나, "저한텐 안 맞는 것 같아요."라는 말을 들으면 내가 또 쓸데없는 짓을 했지 하며 내 발등을 찍고 싶은 생각이 든다. 특히나 한국인들은 "좋은 게 좋은 거" 마인드로 중무장되어 있고 또, 어릴 적엔 부모님께 "무한 우쭈쭈"를 받아 왔던 경험 때문에 거절에 대한 대처법을 잘 알지 못한다.


초등 6년, 중등 3년, 고등 3년 무려 12년 동안 오로지 수능만 보고 달려온 학생들은 거절과 유사한 불합격에 익숙하지 않다. 하루 종일 수능 시험을 열심히 치렀으나 평소 자신의 실력보다 낮게 나온 점수에 대실망하고, 머지않아 대학에 불합격할 거란 생각을 하면서 자신의 미래가 어그러진 것 같은 불안과 패배감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학생들을 해마다 뉴스로 접한다. 살다 보면 시험을 못 볼 수도 있고, 불합격도 할 수 있는 것인데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마는 건 거절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남녀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전혀 모르는 이성이지만 한눈에 내 사람인 것 같은 운명 같은 느낌에 "저랑 사귀실래요?" 용기 내어 고백했다가 상대방으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지 못했을 때 간혹 스토커 짓을 하며 상대를 괴롭히는 사람들이 있다. 이것 또한 상대의 거절을 받아들이지 못한 예라 할 수 있다.


또, 잘 사귀다가도 각자 사랑의 온도는 다를 수 있으므로 둘 중 하나가 먼저 이별을 선포했을 때 끔찍한 일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다.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상대를 폭행하거나, 내가 가질 수 없다면 그 누구도 갖지 못하게 하겠다며 살인도 불사한다. 이른바 데이트 폭력이라는 이름의 말도 안 되는 사건이 주위에 너무 많다.  


위 예시의 공통점은 거절을 받아들이지 못하므로 일어나는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이 어울려 사는 사회에서 경쟁은 피할 수 없다.


수많은 정자들이 꼬리를 너무 심하게 흔들어 저러다 꼬리가 없어지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힘차게 헤엄쳐 올라가 겨우 난자를 만나 마침내 한 인간으로 태어나지만 죽을힘을 다해 태어났다고 끝난 게 아니다. 이제 시작이다. 경쟁의 시작이고, 경쟁의 연속이며, 앞으로도 경쟁은 피할 수 없다.

게다가 대한민국은 이미 전 세계가 다 알 정도로 피 튀기는 경쟁의 나라로 알려져 있다. 천연자원이 턱없이 부족한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을 위해선 사람의 노동력은 물론이고 사람 자체를 자원으로 육성하여야 했으니 시간이 흐를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더 좋은 결과를 내고 더 좋은 효율을 얻기 위해서는 수많은 사람 중에 더 뛰어난 사람을 고르고 골라 적재적소에 투입해야 하니 달리 방법도 없었을 거라 생각한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고 사람들은 자주 말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난 즐기지는 못할 것 같다. 피하고 싶을 정도로 싫고 진저리가 나는데 어떻게 즐길 수가 있을까. 그러니 피할 수 없다면 즐기지는 못하더라도 받아들이는 것은 익숙하도록 해야 한다. 최소한 거부감은 느끼지 않도록.


실패할 수 있고, 불합격할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의 인정을 받지 못할 수도 있고, 타인의 마음에 내가 들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초등학생 때부터 가르쳐야 한다. 가능하다면 더 어린 유아에게도. 내가 하는 일이 언제나 항상 반드시 성공하는 건 아니라는 걸 알고 자라난 아이들은 사회에서 많은 실패와 거절을 맞닥뜨린다 하더라도 이미 여러 경험이 있었기에 자신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황을 무던히 넘기는 힘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영어, 수학만 공부가 아니다. 진짜 어른이 될 수 있는 공부를 꼭 가르쳐 주어야 한다. 공부하는 기계로 만들 게 아니라 서로 어울려 살아가는 법을 아는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한다.



성공한 사람들은 수많은 실패와 거절에도 좌절하지 않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거절이 난무하는 삶 속에 우리는 거절을 받아들여 보자.
아주 자연스럽고 익숙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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