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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시아 Dec 27. 2023

내 마지막 글

무기력함, 의욕 없음, 이거 써서 뭐 하나 싶은 마음에 휩싸여 요 며칠 글을 쓸 수 없었다. 우리가 금쪽같은 시간을 내어 글을 읽는 이유는 정보를 얻거나, 재미나 기쁨을 느끼거나, 그도 아니면 나도 모르게 찌르르 감동을 느끼기 위함인데 내가 무얼 쓴다 한들 독자들에게 그 어떤 도움도 되지 않을 것 같다는 결론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한 번씩 땅굴을 파고 들어가 앉으면 이 땅굴은 어디까지 팔 수 있는지 끝장을 보는 성향인 나.


문득 오랜 기간 브런치에 접속하지 않는 작가님들이 떠올랐다. 브런치를 떠난 분이 한두 분이 아니다. 온라인상에서 정을 둬서 뭐 하나 싶지만 그래도 서로의 글을 읽으면서 공감하고, 댓글을 주고받으면서 우린 꽤 친밀하다고 생각했었다. 온라인에서의 인연은 예전에 크게 당한 적이 있어서 절대 믿지 않기로 해놓고 또 혼자서만 이렇게 버둥거린다. "인연(緣)"이란 단어에게 미안할 정도로 인연 끊는 건 이렇게나 참 쉽다. 접속만 안 하면 디 엔드(The end), 끝이다. "후-" 불면 훅 날아가 버리는 휴지처럼 가벼운 인연일 걸 알면서도 늘...


나도 뭐 대단한 인간은 아니므로 수틀리면 글을 안 쓰고 끝 모를 잠수를 하게 될 텐데 그럼 나의 마지막 글은 뭐가 될까 제삼자의 시선으로 내 마지막 글을 봤다.


한파로 인한 역류로 세탁기 사용 자제에 대해 투정 부리는 글이다.

이런...

이 글로 잠수를 타면 독자님들은 뭐라 생각하실까.

그렇게 불안해 하더니 결국은 끝내 크게 역류해서 루시아가 베란다 물 퍼내느라 정신을 못 차리는구나 걱정하시려나. 아! 루시아가 글을 쓰고 있는지 아닌지 영 못 알아차리는 사람들도 있겠구나.


쫌 그러네...

뭔가 그럴듯한 내용의 글을 써야겠는데.

떠오르는 좋은 소재가 없네.

마지막 글이 그럴싸하지 않아서

나는 이곳을 떠날 수 없게 되었다고 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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