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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시아 Feb 28. 2024

생리 중 두통일 때 두통약 대신 먹는 것

'플라세보'로 타파하는 두통

두통 때문에 두통약을 먹었는데도 약이 안 듣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약을 세 통을 먹으라고요? 아하하 농담이고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으실 겁니다.



전쟁 중 부상을 당한 병사가 아파 죽을 것 같다며 고통을 호소한다. 하지만 머리 바로 위로 총알이 비처럼 쏟아져 내리는 전쟁터에서 증상에 꼭 맞아떨어지는 약을 찾기란 하늘에 별따기다. 그러니 가지고 있던 빈 캡슐에 (왜 갖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밀가루 약간을 넣고 진통제라고 거짓을 말하며 건네줄 밖에. 가짜약이니 당연히 진통이 가라앉을 리 없지만 진통제라 믿고 정신 건강이라도 챙기라는 의미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방금까지도 아픔을 호소하던 병사는 약을 먹었더니 한결 나아졌다며 조금 편안해진 표정이다. 그는 약을 먹은 게 아니라 밀가루 약간을 먹은 것뿐인데!


>> 플라세보 효과에 대해 설명할 때 예시로 자주 쓰이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두통 때문에 힘들 때 플라세보 효과를 이용해 이겨내 보면 어떨까?



이미지 출처. freepik



지긋지긋한 두통.

특히나 여자라면 한 달에 한 번씩 반갑지 않은 불청객이 찾아오는데 그날에는 엎친데 덮친 격으로 두통이 세트로 오기도 한다. 코스모스처럼 여리여리하니 순정만화에 나올 법한 주인공처럼 하늘하늘한 몸을 자랑한다면야 두통이 왔을 때 아앗! 어지러워... 하고 피시식 쓰러져보기도 하겠다만 내 인생 최고의 몸무게였던 고 3 때 몸무게를 현재는 가뿐히 넘겨 신기록을 경신할 듯한 기세인 현시점에서 차마 만화 주인공 흉내는 낼 수 없겠고 그저 인상을 쓰고 미간에 내천자(川)를 드리우며 두통약을 찾는 게 최선일 테다. (고 3 때 몸무게가 고 2 때보다 10킬로가 불었었다. 다행히 대학생이 되고선 이효리가 울고 갈 정도로 늘씬한 몸매로 돌아왔건만... 고3 때 체중을 넘어설 일은 내 평생 없을 줄 알았는데... 따흑...)


머리가 아프다고 그때마다 두통약을 먹는 게 영 내키지 않았다. 다행스럽게도 평소에는 "약이 뭐야?" 할 정도로 건강한 삶을 살고 있다. 그런 나라서 생리할 때마다 아픈 머리를 부여잡고 약통에서 주섬주섬 두통약을 찾는 게 더욱 큰 고통이자 문제로 다가왔다.  


호르몬 문제로 두통이 온다고 했다. 혹자는 출혈이 너무 심할 경우 머릿속에 있어야 할 피까지 빠져나가 두통이 오는 거라고도 했다. 혈액이 부족하니 혈액 속에 있어야 할 철분까지 부족해져 머리도 아픈 거라고. (믿거나 말거나지만 꽤나 설득력이 있는 이야기다.)


머리가 아파 손에 일이 안 잡힐 지경이니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약국을 방문해 약사에게 문의해 보았다. 생리할 매번 머리가 아픈데 철분제를 먹는 게 도움이 될까요? 물었더니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답이 돌아왔다. (약사님, 혹시 철분제 팔아 매출 올리시려고 대충 말씀하신 건 아니시죠? ^^;)


철분제를 구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철분제를 먹으며 '음~ 이제는 머리가 안 아프겠군.' 기대를 잔뜩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아픈 머리가 말끔히 나았다! 오우 예!!



(지금부터는 최대한 반박의 여지를 줄이기 위해 경어체를 쓸 겁니다. ^^)


그래서 예전엔 두통에 잘 듣는 펜땡이나 게보땡, 타이레땡 등을 먹었다면, 요새는 머리가 아프면 깜빡 잊고 복용을 멈췄던 철분제 한 알을 먼저 입으로 털어 넣습니다. 그러면 놀랍게도 씻은 듯이 낫습니다. 정말 신기하죠?


플라세보 효과가 머리를 관통하며 두통까지 가져간 느낌입니다.


아마도 마음 상태에 따라 육신은 좌지우지되는 것 같습니다. 이깟 게 머리 아픈 데 도움이 되겠어?라고 생각하기보다 도움이 된다고 하는 철분제를 먹었으니 이제 금방 통증이 사라질 거야 하고 긍정적인 마음도 같이 먹어 보는 겁니다.


일반적인 진통제에 내성이 생기는 것보다 훨씬 좋은 방법이지 않나요?

마치 무알콜 맥주인데 일반 맥주인 줄 알고 마셨더니 취해버린 경험이 있는 것처럼 말이죠.


실제로 미국에서 엘리베이터의 문 닫기, 건물 내 온도조절 장치 등의 버튼들은 작동되는 것 같지만 사실은 9할이 눈속임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작동하진 않아도 아무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고 긍정적인 심리 효과를 보여주기 때문에 효용성이 크다고 하네요. (미국 사례 출처. 나무위키)



저는 약사도, 의사도 아닙니다. 하지만 나름의 저만의 방법으로 매달 꼬박 두통약을 챙겨 먹던 걸 먹지 않게 된 지 약 6개월이 다 되어 갑니다.


약이란, 그것에 전적으로 의지해 자꾸만 먹다 보면 맨 처음 한 알을 먹고 효과를 보았던 게 두 번째는 효과가 없어 두 알이 되고 그마저도 듣지 않으면 세 알을 먹게 되고... 점차 늘게 마련입니다. 이렇듯 몸에 내성이 생기니 제가 제안한 방법은 어떨까요? 두통약 대신 철분제를 먹는 것으로 말이죠. 물론 생리를 하지도 않는데 머리가 늘 지끈지끈 아프시다면 병원 진료를 받아 보시는 게 맞고요. (세상 모든 게 그렇듯 과하면 문제가 생깁니다. 철분제를 맹신하여 과용하면 또 부작용이 발생하니, 적정 용량을 드셔야 되겠고요.) 단, 생리와 맞물려 생리통의 한 증상인 두통인 듯하다면 제 방법을 추천드린다는 겁니다.



여성분들~ 한 달에 한 번씩 오는 반갑지 않은 손님 때문에 그렇잖아도 몸이 찌뿌둥한데 두통까지 속 썩인다고 인상 쓰지 마시고, 늘 건강하시고 밝은 미소를 잃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




플라세보 유래


플라세보 효과(Placebo effect) 또는 위약 효과(僞藥效果)는 심리학 및 의학 분야의 용어로, 효과가 없는 약제를 진짜 약으로 생각하고 섭취하였을 때 환자의 증상 또는 병세가 호전되는 현상이다. 대표적인 예로 임상실험의 대조군에 아무 효과도 없는 약(포도당 등)을 처방했을 때 그중 일부에서 보이는 호전 반응을 들 수 있다. 이름의 유래는 '내가 기쁘게 해 주지(I shall please)'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플라세보'로, 14세기 즈음엔 죽은 사람들을 위한 저녁 기도문에 쓰였다고 한다. 이는 한국어로 '위약(僞藥)', 즉 가짜 약으로 번역된다. - 출처. 나무위키


*대문이미지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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