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건 실전이 중요한데 빌어먹을 이것 또한 아무리 책으로, 영상으로 보고 배워도 실전만 못하다. 그러나 "시간"의 가치가 "돈"의 가치보다 훌쩍 뛰어넘을 만큼 중요한 때가 나날이 늘어가니 모든 걸 몽땅 다 직접 경험하는 건 비효율(?)적이다. 대신 경험하고, 경험을 통한 이야기를 들려주겠다.
그럼 모두 다 나의 경험이냐고?
아니... 그러지 마...
그럼 우리 남편이 속상해.
어떤 건 내 경험, 또 어떤 건 지인들 경험이야.
그러니 새겨듣고 또 걸러들어.
이게 100%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와닿긴 할걸? 아무것도 모르고 대차게 차여 슬퍼하지 말고 네 맘에 드는 좋은 사람을 골라만나 행복하면 좋겠어.
우선 말이야.
혹시
장거리 연애 하고 있니?
어때? 해보니까?
막 애틋하고 만날 때마다 설레고 만난 지 몇 달 됐는데도 만나면 오늘부터 1일인 것 같이 심장이 폴짝폴짝 뛰고 좋아? 심장이 콩닥콩닥 뛰지 어떻게 폴짝폴짝 뛰냐구? 그건 드라마 멜로가 체질 2회쯤에 나오는 안재홍(손범수 역) 대사를 참고하길.
그건 그렇고
장거리 연애의 장점은 만날 때마다 설레고 애틋하고 떨린다는 거야.
그리고?
뭘 그리고야. 그게 다야.
그 외 더 좋은 건 없냐구?
응. 없어. 그게 다야.
생각을 해보자.
사랑이라는 건 다 알다시피 매우감정적인 행위야.
어느 날 밑도 끝도 없이 네 감정이 갑자기 폭포수 같은 눈물을 불러일으키는 날이 있다고 쳐 봐. 뭐? 넌 매우 이성적인 인간이라서 그럴 일이 없다고? T발, 너 C야? 잠자코 들어봐 봐. 누군가의 어깨가 너무도 필요할 때라고 생각해 봐. 그런데 그 남친은 버스 타고 기차 타고 또 택시를 타고 배를 타고 비행기를 타고 뭐 이렇게 뭘 많이 타야 만날 수 있다고 상상해 봐. 가는 길에 눈물 쏙 들어갔겠다. 너의 감정은 다 추슬러졌겠고 말이야. 그런데 기차나 고속버스, 비행기는 어때? 미리 "예약"이란 걸 해야 한단 말이지. 너의 감정은 예약 가능하니? 아냐. 아냐. 너의 감정은 언제 어떻게 튀어나올지 모르는 서프라이즈와도 같잖아? 그런 너에게 그는, 애써 만든 넓은 어깨를 언제나 항상 늘내줄 수는 없다는 거지.
서로 가까운 곳에 살면 네가 보고플 때, 네가 슬플 때, 네가 기쁠 때, 네가 기분이 그저 그럴 때, 네가 팔짝 뛰고 돌아버릴 것 같을 때 등등 언제든 만나서 수다도 떨고 위로도 받을 수 있어. 단점은 상대도 그럴 때마다 너를 찾아올 수 있다는 거지. 이걸 원치 않으면 장거리 연애도 좋긴 하겠다? ㅎㅎ
하지만 내 경험상 장거리는 스스로를 너무 힘들게 만들어. 그리고 결국 나도 그 연애의 끝을 봤고 말이야. 못 해 먹겠더라. 20대 초반에 서울, 부산의 KTX 값은 학생인 내가 감당하기엔 교통비도 많이 들고 푸핫. 당시 편도가 5만 원, 거기서 살 게 아니니까 왕복 교통비만 10만 원이었던 기억이...
그럼 자가용이 있으면 되지 않느냐고?
응. 그럼 되겠네?
근데 그것도 생각해봐. 편도 3시간에 왕복 6시간을 운전해야 한다고 생각해 봐.
잘 만나지겠어? 음. 상대도 자가용이 있어야 단축되겠네. 그래. 그럼 가운데서 만나면 1시간 반 거리? 그 정도면 가능하겠네. ㅎㅎ
그러니까 차가 없는 뚜벅이들은 자알 생각해서 만나라구. 만난 지 고작 1시간 밖에 안 됐는데 이제 곧 차가 끊길 거 같아. 우리의 이 애절한 사랑은 다음에 또 이어서 하기로 해. 하고 말하기 싫으면 말이야.
TV에서 혹은 SNS에서
"우린 장거리 연애를 하다가 결혼했어요~~"
하고 곧잘 나온다고?
그건 뭐냐면~
뉴스에 나오는 사건사고 같은 거야~
사건 사고에 평범한 이야기가 나오니?
예를 들면 이런 일이 나오잖아?
번지점프를 하다 사람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유는 번지대의 줄이 번지대의 높이보다 더 길었던 사유라고 합니다.
잘 모르겠어?
그러니까 번지대 높이가 10미터인데 번지 줄이 11미터였다고...
ㅠ.ㅠ 명복을 빕니다. ㅠ.ㅠ
어때?
이런 사건사고는 잘 안 일어나는 거잖아? 정말 깜짝 놀랄 정도의 일들이 뉴스로 보도가 되는 거잖아?
그러니까 "우린 장거리연애 성공하여 결혼했어요~~"
이건 말이야.
헤어질 고비가 매우 매우 매우 여러 번이었으나 그걸 겨우 겨우 겨우 극복하여 이겨냈다는 걸 의미해. 무슨 말인지 안다스탠? 모른다스탠?
그래서 어쨌든 장거리연애 하다가 결혼하면 어떻게 하던?
원래 살던 대로 너는 남쪽 끝 나는 북쪽 끝 이렇게 그대로 따로따로 사니?
아니잖아. 그동안 보고팠고 애달팠던 심정을 다 보상받으려는 듯 한집에 둘이서 알콩달콩 살잖아?
다시는 떨어지지 말자며 말이야~
그러니까 너도 자알~~~ 생각하기 바래~~
선택은 너의 몫~
장거리 따위 나의 사랑을 꺾을 수 없다 생각하면 고고 하는 거고,
자알 생각해 보니 주변에서도 좋은 사람 만날 수 있을 것 같으면 끝내는 거고.
그럼 현명한 선택을 하길 바랄게~^^
왠지 이 글에는 반박 댓글이 반드시 달릴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드는데
뭐 좋아~ 여러 의견을 들을 수 있게 된 거니 그냥 그러려니 할게~~ ^^ 못 본 척해야지.
다 알다시피 연애에 정답은 없고
그저 나는 조언만 해 줄 뿐.
가까운 곳에 사는데도 서로 너무 바빠서 못 만나는 건 괜찮지만
시간은 넘쳐나는데 멀다는 이유로 못 만나는 건 가슴 아프더라.
로미오와 줄리엣이 된 것 같고.
쌀통에 쌀 한 톨 없어서 밥을 못 먹는 거랑
쌀이 그득한데도 다이어트 때문에 내 의지로 안 먹는 거랑은 하늘과 땅 차이인 것처럼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