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영이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상급생 남학생 8명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 직접 성행위를 한 학생은 두 명, 성추행만 한 학생 두 명, 나머지 네 명은 주위를 살폈다. 장소는 평일 저녁 집 근처 공터였다. 초저녁에 슈퍼를 갔다가 돌아오는 저녁에 지영이에게 있었던 있은 상상도 하지 싫은 만큼 끔찍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영이는 담임교사와 상담하면서 5년 이야기를 너무나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오히려 그 이야기를 듣고 있는 담임선생님만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끔찍한 일인데 지영이 상처는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지영이 친부는 가해자 여덟 명과 합의를 시도했다. 딸이 성폭행을 당했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부모님이라면 합의하지 않았을 것 같다. 합의금이고 뭐고 가해자가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처벌을 받기 희망했을 것이다. 충동 조절이 힘든 어떤 부모님은 가해자에게 더 큰 폭력을 가했다고 하더라도 그 부모를 이해하는 사람도 있을 법한 일 아닌가?
“두 명은 직접 폭행을 가했으니까 200만 원”
“두 명은 추행이니까 100만 원”
“네 명은 주변을 살핀 것일 뿐이니까 50만 원”
가해자는 가정형편이 어려워서 돈이 없다며 줄여달라 애원했고, 친부는 안된다고 거절했으며, 가해자의 부모님들은 딸을 팔아 돈을 벌려고 한다며 뒷말을 했고, 그 이야기를 들은 지영이 상처는 더욱 커졌지만, 친부가 원하는 금액으로 합의를 봤다. 합의금은 그렇게 새엄마의 통장에 보관되었다.
그 후 어느 날 친부와 새엄마가 크게 싸우고 있었다. 합의금으로 받은 돈 전부를 새엄마가 다른 곳에 써 버렸다. 어디에 썼는지는 모른다. 새엄마의 자녀들의 썼을 것이라는 추정만 있을 뿐이다. 그러나 지영이는 괜찮다고 한다. 친부와 새엄마는 돈이 있으면 항상 싸우는데 돈이 없으면 싸우지 않으니 차라리 돈이 없는 것이 행복하다고 한다. 이야기를 듣고 있는 담임선생님의 눈에서는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눈물이 흐른다. 17살 어린 소녀의 삶이 너무 가슴이 저리다.
지영이는 서른 살 자신의 모습을 간절히 그리고 절박하게 꿈꾼다. 가정에서 독립하고 멋진 의상디자이너가 되어 패션쇼를 진행하고 있는 자신을 상상하면서 묵묵히 인내하며 버티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이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고 확신하고, 앞으로 자신의 살아가는 데 장애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오프라 윈프리는 겨우 9살 때 성폭행을 당했고, 그 이후에도 친척과 주변 사람에게 성폭행을 당했고, 14살에 아이를 낳았다. 마약을 하기도 하고, 비만으로 괴로워하기도 했다. 만약 오프라 윈프리가 위기를 극복하지 못했다면 지금 미국에서 존경받는 성공한 여성의 대명사 오프라 윈프리 없었을 것이다.
지영이는 고등학교 졸업 후 절박한 마음으로 일을 하고 돈을 모았고, 유럽으로 가는 비행기 티켓과 약간의 여비만 들고 유럽으로 유학을 떠났다. 5년 후 귀국에서 당당히 자신이 원하는 희망하는 분야에 전문가가 되어 있었다.
공자도 제자들에게 곤액을 치를 때 비로소 패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나에게 닥친 몹시 딱하고 어려운 사정과 재앙은 누구도 빼앗아 갈 수 없는 자신만의 경험이 되어 누군가를 다스리는 권한을 부여받은 제후의 우두머리가 되는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