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영이와 오프라 윈프리는 상황은 달랐지만 공통점이 있다. 상황이 간절하고 절박했다. 간절함과 절박함의 바탕에는 불안감이 있다. 불안감은 강한 동기를 부여하는 긍정적인 면이 있다. 지영이는 무엇이 간절하고 절박했을까?
지영이는 가난했다. 그리고 가정을 벗어나고 싶은 욕망이 간절했다. 그래서 성공이 꼭 필요했다. 오프라 윈프리 역시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망이 간절했을 것이다. 세상의 부조리와 자신의 박복함을 한탄하며 자포자기하겠는가. 아니면 이 순간을 벗어나 다음 기회를 엿보겠는가. 역사에 이름을 남긴 리더들은 이런 순간에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 이들은 쉽게 포기하지도 않았을 뿐더러 타협하지도 않는다. 절박함은 꿈이 있기 때문에 생긴다. 생각해보라. 이룰 목표가 없는데 간절하고 절박할 이유가 있겠는가. 꿈이 있는 사람에게만 그것을 달성하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과 실패하면 안 된다는 절박함이 있다. 멸시당하지 않으려는 욕구, 다름 사람보다 뒤쳐질지 모른다는 불안, 아직 부족하다는 결핍, 아직은 완전하지 않다는 초조감 같은 것들이 성공의 지렛대 역할을 하는 것이다. 현재 가진 것을 잃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절박함으로 바뀌고 사람에게 행동의 변화를 유도하거나 위험을 무릅쓰도록 만든다.
서우 가족은 매우 화목하다. 서우의 성격은 밝고 상냥하며 매사에 긍정적이어서 친구도 많다. 아버지는 너무 자상하시고, 어머니 역시 너무 좋으신 분이다. 항상 백화점에서 구매한 예쁜 옷을 입고 다니며, 원하는 물건은 부모님이 대부분 사주신다. 통장에는 항상 20~30만 원 정도의 용돈이 있어 필요한 물건은 언제든 살 수 있다. 그리고 매년 여름마다 가족끼리 해외여행도 다닌다. 그런데 중학교 3학년인 서우는 요즘 기분이 몹시 나쁘다. 왜 화가 나는지, 무엇 때문에 기분이 나쁜지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이유가 없다. 그냥 기분이 좋지 않다. 서우는 무언가 간절히 그리고 절박하게 하고 싶은 목표가 없다. 이미 많은 것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마음이 편한 사람은 아무것도 성취할 수 없다. 늦잠을 자고, 할 일이 있어도 잠이 잘 오고, 늘 긍정적으로 해석하여 어떻게 되겠지 한다. 스트레스가 없으니 마음은 편할지 모르지만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역사에 이름을 남긴 리더들은 그렇지 않았다. 늘 결핍에 시달렸고, 수모를 당하여도 오뚝이처럼 일어나며 꿈을 향해 끊임없이 전진했다. 불안과 두려움으로 인한 절박감은 강한 동기가 되었다.
심리학자 줄리 K 노럼(Julie Norem)은 자신의 책 [걱정 많은 사람이 잘되는 이유]에서 비관적 사고방식의 긍정적인 효과를 다루었다. 그는 걱정 많은 사람들을 ‘방어적 비관주의자’로 불렀는데, 이들은 최악의 경우를 상정하고 불안감을 느끼면서 잘못될 가능성이 있는 모든 상황을 상상한다. 이들은 불안감에서 동기를 부여받는다. 일단 최악의 경우를 상정하고 나면 그들은 그런 상황을 피하고자 하는 동기가 생기고, 실패하지 않도록 모든 구체적인 사항을 치밀하게 준비해서 자신이 상황을 장악했다는 자신감을 얻는다. 그들의 자신감은 앞으로 겪게 될 어려움에 대한 무지나 환상에서 솟아나오지 않고 현실적인 평가와 철두철미한 계획에서 나온다. 그런데 일부러 좋지 않은 상황을 원하는 사람이 있을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원치 않지만 상황이 사람을 절박함으로 몰고 갈 때가 많다. 결핍이 그렇다. 결핍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존재한다. 결핍을 어떻게 생각하는냐에 따라 삶이 달라 진다. 결핍을 극복하고 성공할 것인가? 아니면 결핍을 탓하고 포기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