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아이가 섭식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스스로 시작한 베이킹.
사먹는 쿠키와 빵은 설탕과 버터가 잔뜩 들어가
칼로리도 높고 너무 달아서 빵은 먹고 싶은데 거부감을 느끼던 아이.
칼로리 때문이라면
먹을 것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건강한 빵을 직접 만들어서 먹어보겠다 한다.
어느날
유튜브 검색을 시작 !
우리 집엔 오븐이 없어
에어프라이어로 베이킹하는 방법과
버터대신 우유로, 설탕 대신 알룰로스로
칼로리는 낮으면서
맛도 좋은 빵 만드는 영상을 찾아 따라하기 시작했다.
베이킹에 필요한 빵 틀, 종이호일, 아몬드 가루,
구운 아몬드, 알룰로스, 저울, 휘핑기 등
하루하루 재료 사는 재미로 푹빠져 지냈다.
다른것에 집중하다보니
식이에 대한 강박도 처음보다는
많이 나아지고 있었다.
"엄마, 제가 버터 대신
우유로 스콘 만들어 드릴께요.
혈관 건강을 위해서 엄마도 버터 줄여야 해요"
"엄마 주려고 하는건 고마운데
넌 스콘보다 휘낭시에 좋아 하잖어~
스콘은 다음에 만들어 줘도 되요"
"엄마가 맛있게 드셔주면 전 그게 더 좋아요!"
"고마워~만들면 엄마랑 꼭 같이 먹는거야 "
등교 안하는 토요일.
아침부터 바쁜 큰 아이.
재료부터 주방에 다 펼쳐놓고
근처에 아무도 못오게 한다.
스스로 처음부터 끝까지 해보겠다며 .
뭐든 대충하는 법이 없다.
정확하게, 배운데로, 오차를 허용하지 못하는
전자저울 같은
강박적인 성향이 그 연장선으로
섭식장애까지 끌어 들인것 이었는지도.
쉬는 토요일
집안에 빵굽는 냄새가 너무 좋다~
그 짧은 순간에 난 ,
'언제든 맛있게 먹을수 있는 나지만
큰 아이는 또 얼마나 칼로리 계산해가며
먹을지 말지, 얼마를 떼내고 먹을지, 수많은
고민을 하겠지?
그럼 난 또 어떻게 반응을 하고 어떤 말을 섞어가며
아이를 다그치지않고 안아줄수 있을까'
순간에 여러 생각들이 지나갔지만
엄마라서
내 아이를 위한 말들로 보듬어 주기도 하고
타일러도 가면서 또 지나가게 되겠지?
큰 아이가 첫 베이킹을 하며
즐거워하는 모습만으로 작은 희망을 보았다.
" 엄마 제가 만들어서 가족들 친구들이 맛있게 먹는거 보고 저도 조금씩이라도 만들면서 먹어보려구요~
사먹는 것보다 맛은 조금 덜한것 같은데
제가 직접 만들고 먹으니까
마음은 훨씬 편안해요"
조금씩 먹어본다는 말을 듣는것 만으로도
그 순간의 기쁨과 행복을 어떻게 다 표현할까.
신께 감사하다는 말이
이럴때 튀어 나오는 구나 싶었다.
아직은 시작이고 조금씩 나아가는 과정이지만
이 섭식장애를 한 단계씩 넘어서서 잘 지나갈수 있을거란 확신을 가져본다.
베이킹을 시작했다고 하니
제부가 "오븐은 있어야죠~그래야 재미부쳐서 자주 만들고 조금씩 먹다보면 더 좋아지지않을까요?"
라며 큰오븐을 선물해주었다 .
큰 아이가 오븐 선물에 너무 행복해 하며
첫 휘낭시에를 제부에게 구워주었다.
"제법인데?맛있게 잘구웠다~이모부 휘낭시에 자주 부탁해"
"네 이모부~감사합니다"
가장 행복한 미소로 대답하던 큰 아이.
앞으로 천천히 작은 너의 변화를 기대할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