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회사를 그만 두었다.
'며칠만 더 다녔다면 한달 월급을 더 받았을텐데...'
지난 달 남편이 가져온 월급 봉투는 어느새 얇아져 있었다.
정신을 차려야 했다. 어린 세 딸들이 그녀만을 보고 있었다.
남편은 일을 찾아보겠다고 집을 나가서는 감감 무소식이다. 저녁 때가 되어 찬거리를 사야 했지만 얼마 남지 않은 돈으로 무엇을 사야 할 지 고민이 되었다.
돼지 비게를 얻기 위해 정육점에 갔다.
"저... 아이들에게 먹일 고기를 살 돈이 없어서 그러는데요. 돼지 비게라도 얻을 수 있을까요?"
정욱점 주인은 귀찮은듯 한쪽 구석 바구니에 담아두었던 비게를 한 덩어리 가져와서는 그녀에게 주며 손을 흔들었다.
"돈은 안줘도 돼요."
그녀는 이어서 두부가게에 갔다.
"콩비지 조금 주세요."
그렇게 해서 돼지 비게를 잘라 넣고 콩비지외 함께 찌개를 끓였다. 돼지 비게에서 나는 냄새를 잡기 위해 고추가루를 끓는 찌개에 넣었다.
-나는 엄마가 차려준 저녁을 먹다가 비게에 남아있던 돼지털을 본 기억이 있다.-
숙부님이 오셨다 가셨다. 숙부님은 그녀의 손에 얼마의 돈을 쥐여주셨다. 돈을 보자 눈물이 시야를 가렸다.
'남편이 벌어다 주는 돈으로 살고 싶은데...'
남편은 숙부님이 얼마의 돈을 주고 가셨는지 궁금해 했다.
"얼마 받았어? 나한테도 돈을 줘야 해. 그건 내 돈이야! "
남편은 그녀의 손에 든 돈을 빼앗으려 했다. 그녀는 남편의 손을 뿌리치며 앙칼지게 말했다.
"이건 안돼. 그럴 수 없어."
그리고는 부뚜막으로 내려가서 구석에 앉아 돈을 세었다.
'오늘은 시장에서 장을 볼거야.'
정육점에 갔다.
"소고기 반근만 주세요."
고기를 썰단 정육점 주인은 고개를 들어 눈을 크게 뜨며 그녀를 보았다. 얼음 위에 두었던 고기를 가지고 나와서는 귀퉁이의 기름을 떼고 고기를 잘라 저울에 올려서 근수를 세었다.
"아이들 먹기 좋게 갈아주세요."
기분이 좋아진 그녀는 그 길로 두부 가게에 가서 두부 한모를 샀다.
냄비에 소고기 갈은 것을 넣고 고추가루에 달달 볶아 어느 정도 익었을 때 두부를 넣고 두부를 주걱으로 으깨었다. 그렇게 끓인 찌개는 냄비 절반도 안되었다. 양을 늘리기 위해 냄비에 물을 넣었다. 그러자 자작하게 붉은 색이 도는 두부국이 되었다.
'아이들이 좋아하겠지?'
-엄마는 이 두부찌개를 자주 해 주셨다. 두부찌개는 내가 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음식 중 하나이다. 어제는 엄마 생각이 나서 두부찌개를 끓여 먹었다. 찌개가 뱃속으로 들어오자 엄마의 온기가 전해지는 것 같았다.-